Insight #108_새로운 시대에서 필요한 능력, 이미지 생성기, OpenAI와 XAI 방향성, AI 신약개발: 알파폴드, Evo, 엔비디아 OS, 방산, 휴머노이드, 토스 vs 누뱅크, 스테이블코인, 이해진, 아크앤파트너스, Blue Owl, Hayden Capital, 복리의 법칙
제가 게으른 탓에 뉴스레터를 발행할 때를 놓쳐버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사실 GPT의 딥리서치 능력을 체감한 이후로 이 녀석과 함께 전 세계의 기업을 공부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느라 놓쳐버렸는데요. 여러분들도 꼭 딥리서치의 대단함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딥리서치 덕분에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압도적인 정보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 같네요.
아무튼, 그동안 밀린걸 한번에 작업하려고 보니 너무 양이 많아져서, 우선 오늘은 2~3월의 이야기를 먼저 발행하고, 나머지 4월달 내용은 다가올 4월 말이나 5월 초에 곧 발행하겠습니다.
오늘은 AI, 바이오, 반도체, 하드웨어, 핀테크, 비즈니스, 금융, 투자에 대해 다룹니다.
뉴스레터 외에도 텔레그램 및 블로그에서 저의 생각을 접해보실 수 있습니다.
#AI
나는 미래를 먼저 알아보기 위해서는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그 관점에서 샘 알트만의 이야기는 가장 귀기울여야 할 대상이다.
그의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어떤 역량을 쌓아가야할지 큰 그림에서 그려볼 수 있는 힌트가 담겨있는 것 같다.
"AI 개발의 급속한 발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경제와 관련하여 우리가 주목하는 세 가지 주요 관찰을 소개합니다."
AI 모델의 지능은 훈련 및 실행에 사용된 자원의 로그(log) 값과 대략적으로 비례합니다.
주어진 수준의 AI 사용 비용은 매년 10배씩 감소하며, 가격이 낮아질수록 활용도는 크게 증가합니다.
지능이 선형적으로 증가할 때 그 사회경제적 가치는 초지수적(super-exponential)으로 증가합니다.
"10년 후에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오늘날 가장 뛰어난 개인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시대에서는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하는 능력, 변화하는 세상을 탐색하는 능력, 회복탄력성(resilience)과 적응력(adaptability)이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Agency > Intelligence - Andrej Karpathy on Twitter / X
비슷한 맥락에서 안드레 카파시는 주체적 실행력(Agency)를 강조하고 있다.
“저는 수십 년 동안 이 부분을 직관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지능에 대한 만연한 숭배, 각종 엔터테인먼트·미디어, IQ 집착 등이 그 이유였겠지요. 그러나 ‘주체적 실행력(agency)’은 훨씬 더 강력하고 훨씬 더 희귀합니다. 당신은 그 실행력을 기준으로 사람을 채용하고 있나요? 우리는 실행력을 길러내는 교육을 하고 있나요? 당신은 마치 자신에게 10배의 실행력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나요?”
Deep Research and Knowledge Value - stratechery
맞다. 우리는 탐구를 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배우게 되는데, 앞으로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정보 획득만 빠르게 하다 보면 깊이 있는 통찰을 놓칠 수 있게 될꺼다. 오랜기간 경력을 쌓아온 사람들은 이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AI가 큰 혜택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주니어들에게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어보인다.
살아남기 위해서 더더욱 '생각하는 법'을 배워야하는 시대가 오는 것 같기도 하다.
Introducing 4o Image Generation
구글에 이어서 OpenAI도 매우 발전한 이미지 생성기를 공개하였고, 이것이 이른바 ‘지브리 모먼트’를 만들어내며 ChatGPT 탄생 이후로 가장 뜨거운 반응을 만들어내었다.
원래 이미지와 글이 따로 놀고 있다가 이제부턴 이미지와 글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진정한 멀티모달이란 바로 이런게 아닌가 싶다. 그리고 곧 포토샵도 위험해질 것 같다. 어도비 정말 긴장해야할듯 (주가는 이미 이를 반영하기 시작한 것 같고).
An Interview with OpenAI CEO Sam Altman About Building a Consumer Tech Company - stratechery
OpenAI의 방향성이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난 인터뷰.
OpenAI의 주간 사용자수는 4억명을 넘었고, 진짜로 넥스트 구글이 될 수 있는 회사가 되어가고 있다. 나만해도 현재 ChatGPT가 노트북 화면에서 가장 많은 사용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BT: 다시 ChatGPT 얘기로 돌아가면, 아무도 OpenAI가 ‘소비자 기술 회사’가 될 줄 몰랐는데, 지금은 완전히 그렇게 됐죠. 제 이론은 이겁니다: 원래 OpenAI는 연구소였고, “API 좀 내놓고, 어느 정도 수익도 내면 좋겠다” 정도였는데, 갑자기 ChatGPT가 터지면서 어마어마한 기회가 생겨서 억지로라도 소비자 회사로 전환해야 했다는 거죠. 그런데 연구·개발을 하던 사람들이 “우린 페이스북 같은 곳에 갈 생각이 없었는데…” 하고 떠나기도 하고, 기업 문화도 달라지고. 그런 긴장이 있었다고 봅니다.
SA: 솔직히 제가 힘들다고 징징대기는 좀 그렇죠. 요즘 테크 분야에서 가장 좋은 자리인 걸 저도 아는데, “내가 원하던 게 이런 게 아닌데”라고 하면 동정받긴 어렵죠. (웃음) 제가 원했던 건 “AGI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AGI를 만들겠다”는 것이었지, 대형 소비자 인터넷 기업을 운영하고 싶었던 건 아니에요. 예전 일(YC)에서 이미 그런 대형 기업과 투자자들을 많이 봐왔고, 그게 얼마나 삶을 지배하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었어요. 워낙 많은 창업자를 코치하고 지켜봤으니까요. ChatGPT 출시 후에는 매일 사용자가 몰려 서버가 터지고, 밤에는 사용자가 빠지면 “벌써 끝났네, 반짝 유행이었어” 이런 말이 나오는 식이었는데, 다음날엔 더 많은 사람이 몰리고, 그 다음날엔 또 그 이상 몰리고. 5일째 되니 “아, 이건 내가 이전에 몇 번 본 패턴이구나” 싶었어요.
BT: 하지만 정말 이렇게 거대한 소비자 회사가 하루아침에 되는 사례는 흔치 않아요. 페이스북이 그랬다지만 2000년대 중반 이야기고요. 사람을 이렇게 빨리 끌어모으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SA: 네, 맞아요. 이 규모로는 드물죠. 페이스북 이후 가장 빠른 성장이 우리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저는 Reddit, Airbnb, Dropbox, Stripe 같은 회사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걸 지켜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슷한 초반 패턴을 떠올릴 수 있었어요.
BT: 5년 후, “하루 10억 명이 이용하는 거대한 서비스” vs. “최신 모델 자체” 중 뭐가 더 가치 있다고 보세요?
SA: 전자가 더 가치 있을 것 같아요.
BT: 모델 품질이 상향 평준화될 것이란 뜻인가요? 이미 LG 같은 곳도 모델을 내놨다는 소식이 있더군요(좋고 나쁨은 둘째 치고).
SA: 제 역사적 비유 중 하나가 “트랜지스터”예요. 물리적 현상이니 결국 어디든 확산되고 싸지겠죠. 자체로는 차별화 요소가 되지 못할 거예요.
BT: 그렇다면 차별화 요소는 뭘까요?
SA: 전략적 우위는 결국 거대한 인터넷 기업을 만드는 거라고 봅니다. ChatGPT급 제품이 대여섯 개 있을 텐데, 사람들이 그것들을 묶어서 구독하는 형태랄까요. 그리고 개인화된 AI가 쌓은 ‘나의 이력’을 어디든 가져가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하죠. 더 나아가 AGI에 최적화된 기기나 웹 브라우저 같은 게 나올 수도 있고, 결국 AI 중심으로 가치 있는 제품들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추론(Inference) 스택, 즉 가장 저렴하고 안정적인 추론 인프라를 구축하는 거죠. 칩이나 데이터센터, 에너지 같은 것 말이에요. 세 번째는 최고의 연구력을 갖춰 가장 뛰어난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 세 축이 핵심 가치가 되겠지만, 최첨단을 제외하면 모델은 상당히 빠르게 상품화(commoditize)될 것 같아요.
BT: 최근에 API 업데이트를 크게 발표했고, 사용자들이 Operator(고급 기능)와 동일한 컴퓨팅 모델에 접근할 수 있다고 했죠. 또 Responses API도 발표했는데, 이는 Chat Completions API보다 더 좋은 방식이지만, 이미 많은 기업이 Chat Completions API를 쓰고 있어서 기존 인터페이스도 계속 지원해야 한다고 하셨고요. 그런 점들이 결국 대규모 유지보수 부담이 되지 않을까요? ‘페이스북급 기회’가 눈앞에 있는데, 여기저기 API로 나눠줄 필요가 있을까 싶어요.
SA: 저는 지금 말한 ‘제품 묶음(product suite)’ 전략을 강하게 믿습니다. 잘만 실행하면, 5년 후에는 수십억 명이 사용하는 제품을 몇 개 갖게 될 거예요. 그리고 OpenAI 계정(아이덴티티)으로 로그인하면, 나의 모델·크레딧·설정값 등을 그대로 가져가서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겠죠. 결국 그런 플러그인 형태로 다른 서비스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BT: 페이스북이 “우린 플랫폼”이라 했다가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며 오히려 콘텐츠 네트워크로 수익을 높였던 사례가 떠오릅니다. 플랫폼이면서 애그리게이터(aggregator)가 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죠.
SA: 저희가 운영체제(OS)처럼 ‘플랫폼’이 되겠다는 건 아니에요. 구글도 완전한 플랫폼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구글 생태계를 여러 웹서비스와 연결해 사용하잖아요. 그런 식의 플랫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BT: 즉, 로그인 한 번으로 내 취향과 이력을 가져가는 식이군요.
SA: 네, 맞습니다.
BT: 그렇다면 실제로 다른 서비스에서도 선택적으로 여러 로그인 방식을 제공할 텐데, OpenAI 로그인은 사용자를 더 잘 파악해서 좋을 것이고… 이런 그림이군요. 그게 너무 많은 리소스를 잡아먹는 건 걱정되지 않나요?
SA: 해야 할 일이 많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다른 걸 전부 포기하고 이것만 할 수는 없고, 또 그렇다고 다 건드릴 수도 없으니 어려운 일이죠. 저희가 열 가지 중 아홉 가지는 “노”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핵심적인 몇 가지 일은 동시에 잘 해내야 합니다.
$3.5 billion more for Anthropic - BVP
BVP가 앤트로픽에 더블 다운한 이유. 여전히 회사가 잘 성장하는게 보이니까 이럴 수 있겠지?
앤트로픽은 개발직군 사용자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게 큰 강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요즘 커서(Cursor)가 워낙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이쪽도 긴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we are convinced that winning in AI requires more than engineering efficiency—it demands best-in-class talent, breakthrough research, massive hyperscaler capacity and distribution, and an unwavering commitment to safety."
Enterprise AI is at an inflection point
Developers are the key to platform dominance
The safety advantage is widening
Distribution moats and growth matter more than ever
리얼월드 AI에 이어 디지털 AI까지?! 일론 머스크의 xAI ‘Grok 3’ 모델 공개 - OpenAI의 o3를 위협하는 최첨단 모델 - 데일리 데이터허브 (유료)
회사 생긴지 2년도 되지 않았는데 너무나 잘 따라오고 있는 xAI
이번에 공개한 그록3 모델은 성능적인 차원에서 o3에 뒤지지 않으며, 유통 측면에서도 X 플랫폼의 뛰어난 접근성도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xAI has acquired @X in an all-stock transaction. - Elon Musk on Twitter / X
xAI가 X(트위터)를 인수 합병한다고 공식 발표. xAI가 $80b, X가 $33b 가치로 산정되었다고 한다.
두 기업이 워낙에 긴밀한 사업체이기 때문에 하나로 합치는게 여러 측면에서 당연한 결정이었을테다. 물론 둘다 머스크가 경영하는 회사이면서 두 기업 모두 각자의 주주들이 있기 때문에 이해상충 문제가 없지는 않을테지만, 더욱 큰 미래를 위해서 결국 양쪽 모두 오케이하겠지.
[Dossier] Unsolicited - capitaledge (유료)
한편 머스크의 OpenAI 인수 제안은 그냥 질러버린게 아닌, 철저한 계산 아래 이루어졌을 수 있음을 염두해둬야한다.
머스크는 X.ai와 X를 합병하면서 영향력을 키워감과 동시에 법적인 부분에서 OpenAI를 공격하고 있는 것인데, 참으로 영리한 사업가가 아닐 수 없다.
"OpenAI가 이번 제안을 만장일치로 거부한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은 역설적으로 머스크 측에 법적 공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리한 레버리지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Clouded Judgement 2.21.25 - The Platform Evolution Cycle
과거의 패턴과 현재를 대응해보는건 언제나 흥미로운 일
나 또한 비슷한 흐름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1차적으로 모델 전쟁이 있었다면, 이제는 2차적으로 유즈케이스들의 캄브리아시기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한다 (내 예상보다는 뒤로 밀리긴 했지만 ㅎㅎ).
"What gets me really excited is entering phase 3 and 4. I call this the “Reinvention Loop", and I think we’re just starting to hit this point in the AI platform shift."
Basic infra, which led to:
Basic applications, which led to:
Complex infra (as we realized where the gaps were), which led to:
Complex applications
Accelerating scientific breakthroughs with an AI co-scientist
구글의 멀티 AI 에이전트 시스템 ‘AI co-scientist’ - 대학 연구진이 10년에 걸쳐 풀던 과학적 문제를 단 이틀만에 해결?! - 데일리 데이터허브 (유료)
이제는 모델 성능을 높이는 것 이상으로 모델을 어떻게 잘 사용해야할지를 고민하는게 더 중요해진 시기가 온 것 같다.
특히 이번에 구글이 공개한 'AI 공동 과학자' 연구는 '감독' 에이전트가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예시들이 생명과학 연구 위주로 제시되어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How AI Breakout Harvey is Transforming Legal Services, with CEO Winston Weinberg
분명 각 버티컬마다 중요한 부분들이 있을테고 (아래 법률 산업의 ‘인용’과 같이), 그걸 프로덕트에 얼마나 잘 반영해내느냐가 버티컬 어플리케이션의 승산를 가를 것이다. 아마도 모델 사업자의 위협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신경써야할 부분.
"그러나 Harvey의 강점은 법률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인용(citation)" 기능을 제품에 포함했다는 점입니다. 법률 산업에서는 인용을 문장 단위로 정확하게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설립 초기부터 이 부분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초기에는 로펌과 전문 서비스 기업(PwC 등)을 대상으로 좌석 기반(Seat-based) 라이선스 모델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하여 실제 법률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로펌과 협력하여 특정한 법률 업무를 자동화하고, 이를 통해 로펌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과정에서 매출 분배 모델(revenue-sharing agreements)을 도입하여, 로펌이 우리의 기술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더 나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재 법률 시장에서는 "시간당 청구 모델"이 주류입니다. 하지만 AI를 활용하면 반복적인 작업은 정액제(fixed fee) 모델로 제공하고, 전략적 자문 서비스는 더욱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할 것입니다."
#바이오
On Modality Commoditization - century of biology
버텍스와 리제네론을 다루는 책 '좋은 바이오텍에서 위대한 바이오텍으로 (김성민 저)'은 내가 최근에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 중 한권인데, 이 두 회사는 신약 개발의 접근법을 바꾸어서(=과학적 접근법)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개척해내었다는 점이 매우 인상깊었다.
그리고 나는 AI야 말로 신약 개발의 위대한 접근법 혁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사실 이미 알파폴드가 가능성을 증명했고, 이러한 변화들이 모여 어느 순간부터는 상상도 못한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이렇게 AI 신약개발에 관심을 가지게 된건 모두 다 알파폴드 덕분이다. 아래는 내가 직접 정리한 ‘알파폴드’ 혁명.
<알파폴드란 무엇이며,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가>
알파폴드는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만으로 해당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기술입니다. 2020년 공개된 AlphaFold2는 생물학의 오랜 난제였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획기적으로 진전시켰습니다 (= 사실상 이제 해당 문제는 해결되었음).
기존에는 X선 결정학이나, 극저온 전자현미경 같은 실험 기법을 통해 단백질 구조를 규명했는데, 하나의 구조를 밝히는 데 몇 달에서 몇 년이 걸리고 고가의 장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알파폴드의 등장으로 이제 컴퓨터 연산만으로 몇 분 만에 단백질 구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후 딥마인드는 유럽 분자생물학실험실과 협력하여 ‘알파폴드 단백질 구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인류가 밝혀낸 거의 모든 단백질 서열(2억 개 이상)에 대한 구조 예측 모델을 공개하여 전 세계 연구자들이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한마디로 요약하면 우리는 이제 알파폴드 AI 덕분에 대부분의 단백질 구조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파폴드는 어떻게 가능했는가?>
알파폴드 이전에도 컴퓨터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연구는 계속되어 왔지만, 접근 방식과 성능 면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동족 모델링 기법이 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이미 알려진 유사 단백질 구조를 틀로 삼아 목표 단백질의 구조를 유추하는 방식으로, 유사한 구조가 없으면 예측이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또한 로제타(Rosetta)와 같은 물리 기반 시뮬레이션이나 접촉 예측(contact prediction)을 이용한 방법들도 있었지만, 정확도가 낮았습니다.
반면 알파폴드는 방대한 서열-구조 데이터를 딥러닝으로 학습하여, 유사한 틀이 전혀 없는 단백질도 예측해낼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알파폴드1(2018)은 특히 기존에 구조 자료가 전무한 “어려운 표적” 단백질들에 대해서도 가장 정확한 예측을 제시하여 CASP13(대회)에서 우승했고, 이는 딥러닝이 접힘 문제에 통할 수 있다는 첫 증거가 되었습니다.
알파폴드2(2020)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인류가 그동안 발견해온 진화 관련 정보를 트랜스포머 모델로 학습시켰습니다. 그 결과 알파폴드2는 CASP14에서 대부분의 단백질에 대해 원자 단위 정확도를 달성했고, 이는 실험 구조와 거의 구별이 어려울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 거의 맞습니다). 원래 연구자들은 단백질 구조 하나를 밝혀내기 위해 수십년을 쓰기도 하였는데, 이제는 거의 대부분의 단백질 구조 분석이 완료되었습니다.
→ 결국 트랜스포머 모델이 언어 이외에도 생명과학까지 적용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발견인 것 같습니다.
→→ 2016년 알파고로 대표되는 딥러닝의 시대에서 넘어와, 이제는 트랜스포머의 시대라고 확신합니다.
<계속해서 발전 중인 알파폴드>
알파폴드2는 단일 단백질 구조 분석에서는 압도적인 성능을 보였지만, 단백질과 다른 물질간 상호작용 에측에는 사용하지 못하였습니다. 하지만 작년에 출시한 알파폴드3는 디퓨전 모델까지 적용시킨 덕분에 단일 단백질 구조 예측을 넘어 복합 분자계의 상호작용 예측으로 범위를 확대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단백질-단백질 복합체, 단백질-핵산 복합체, 단백질-저분자 간 상호작용까지 예측 가능하여, 구조생물학의 지평을 세포 전체 분자 상호작용 차원으로 넓혔습니다. 즉, 이제 알파폴드는 단백질 접힘 문제 해결을 넘어 AI를 통한 분자구조 예측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버렸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 3로 오면서 디퓨전 모델을 적용시킨 결과, 물질들간 상호작용까지 예측해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알파프로테오라는 모델도 추가로 공개하였는데, 이는 기존에 알파폴드로부터 얻어낸 1억개 이상의 단백질 3차원 구조를 학습하여 단백질 분자들이 서로 결합하는 다양한 방식을 학습했고, 덕분에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컴퓨터 상에서 계산해볼 수 있게 된 모델입니다. 따라서 이 모델을 활용하면 표적 단백질에 강하게 결합하는 새로운 단백질 결합체를 찾아내고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표적 분자(항원)의 3차원 구조 및 해당 분자에서 선호되는 결합 위치를 입력 받으면, 그 위치에 결합할 수 있는 후보 단백질(항체)을 생성할 수 있음. 그 후 필터는 이 후보 구조들을 평가해 실제로 결합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점수화하여 선별 → 컴퓨터로 de novo(완전히 새로운) 단백질 결합체를 예측해볼 수 있음)
→ 아직은 일부 타겟에 대해서만 정확도가 높긴 하나, 장기적으로는 AI로 후보 단백질을 높은 확률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모습이 보입니다.
→→ 단백질간의 상호작용 ‘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파폴드의 실제 활용 사례>
AI 신약개발 사례: AlphaFold로 예측한 간암 표적 단백질 CDK20의 구조(A, 색상은 예측 신뢰도)와 활성 부위 포켓(B, 분홍색 리간드 결합부위). AlphaFold가 제시한 구조를 토대로 30일 만에 신규 저분자 화합물이 설계·합성되었고, 실험을 통해 표적 결합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알파폴드는 오픈소스로 공개되어있는 상태이고, 따라서 대부분의 연구실은 알파폴드를 이미 사용 중이라고 합니다.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 알파폴드는 유망한 타겟 발굴과 구조기반 약물 설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2023년 발표된 한 연구는 알파폴드를 활용해 간세포암(HCC)의 새로운 치료 표적과 약물을 단기간에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토론토대 등 연구진은 알파폴드에서 얻은 표적 단백질(CDK20)의 구조를 기반으로, AI 신약 플랫폼을 통해 단 30일 만에 7종의 후보 화합물을 설계·합성했고 이 중 유효한 저분자 억제제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AI를 활용한 최초의 Hit 물질 발견 사례”로 보고되었습니다. Insilico Medicine 등의 기업이 참여한 이 연구는, AlphaFold가 표적-리간드 결합 모델링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여 신약 후보를 발굴한 예로 꼽힌다고 합니다.
*리간드: 수용체(Receptor)라고 하는 단백질(주로 세포막 표면 혹은 세포 내)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세포에 신호 전달이나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분자를 말합니다.
2023년 Science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알파폴드2 모델을 이용해 기분장애에 관여하는 세로토닌 수용체의 16억 개의 후보 화합물을 가상 선별했고, 기존 약물보다 표적에 강하게 결합하는 새로운 리간드를 발견했습니다.
최근 AbbVie, J&J, 사노피 등 다수 제약사들이 연합하여 AI 구조생물학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각사 보유의 비공개 단백질-리간드 구조 데이터 수천 개를 모아 알파폴드 모델을 재훈련하는 시도를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학계와 공동으로 알파폴드3에 기반한 오픈소스 모델(OpenFold 3)을 만들고, 이를 발전시킨 자사 전용 버전은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이소모픽 랩스>
구글은 2021년 Isomorphic Labs라는 회사를 설립(분사)하여 신약 개발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딥마인드의 하사비스가 리드). 노바티스($1.2b), 일라이릴리($1.7b) 등 대형 제약사들과 계약을 맺었고, 인터뷰에 따르면 6개의 실제 약물 프로그램을 작업 중이라고 합니다 (몇 년 안에 임상 단계에 들어가길 희망). 최근에는 $600m 규모의 첫 외부 투자를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Thrive Capital 리드).
하사비스의 최근 인터뷰들을 통해 알파폴드와 아이소모픽랩스의 방향성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우선 큰 목표를 ‘생물학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신체 내 전체 경로를 모델링하고 (ex 암 발생과 관련된 신호 전달 경로를 모델링하여 질병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냄) & 동시에 인간의 실제 세포를 컴퓨터 상에 그대로 구현한 ‘가상 세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하사비스는 5년 안에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
현재는 세포가 특정한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려면 모두 실제 실험실(wet lab)에서 직접 수행해야해서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AI 기반 시뮬레이션이 구현된다면 수백만 배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 강화학습 접근법이 생물학에서도 통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AI는 임상시험 과정 또한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봅니다.
하사비스는 추후 이를 기반으로 알츠하이머와 노화 연구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코멘트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이미 노화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 같습니다).
Biggest-ever AI biology model writes DNA on demand - Nature
Arc Institute와 스탠포드, 그리고 엔비디아 등이 참여되어있는 생명과학 AI 모델 프로젝트 evo의 두번째 모델이 풀렸다.
Evo는 엔비디아와 Arc Institute(아크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생명과학 특화 AI 모델입니다. 쉽게 말해 “생물학 GPT”를 지향하는 거대 언어 모델로, DNA, RNA, 단백질 서열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학습하였습니다. 2024년 발표된 1세대 Evo 1은 주로 단세포 생물 유전체 3천억 뉴클레오타이드를 학습하여 미생물 게놈 세계의 패턴을 파악했으며, 2025년 2월 공개된 2세대 Evo 2는 학습 범위를 인간, 식물 등 진핵생물까지 확장시켰습니다. Evo 2는 총 128,000종 이상의 생물에서 추출한 9.3조 개 뉴클레오타이드 서열(=9.3조 토큰)을 학습한, 생물학 사상 최대 규모의 AI 모델입니다 (모델 파라미터 수도 400억 개)
Evo가 풀고자 하는 문제는 서로 다른 생물 종의 유전체 서열에서 숨겨진 규칙과 진화의 흔적을 AI로 포착하고, 이를 통해 질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를 예측하거나 새로운 생명체의 게놈을 설계하는 등 활용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Evo 2는 인간 유전자 BRCA1 변이들이 암을 유발하는지 여부를 90% 정확도로 예측해냈습니다. 또한 Evo 2는 간단한 박테리아 수준의 길이를 가진 새로운 유전체 서열을 설계할 수 있을 만큼 생물학 ‘언어’의 생성 능력도 보여주었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루미너리상 수상… AI로 의료 혁신 이끈다 - 조선일보
엔비디아 젠슨 황 "AI 덕분에 세포의 언어 이해하게 될 것" - 아이뉴스24
딥마인드와 엔비디아, OpenAI 모두 ‘세포’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젠슨 황은 이번 수상 연설에서 AI가 연구자 및 의료진과 협력하는 방식이 미래 의료 혁신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AI가 인간과 함께 있을 때 우리 삶의 경험을 코드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지식과 경험을 학습하고 활용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의료 기술은 더욱 발전하고,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AI가 의료진의 의사 결정을 보조하고, 맞춤형 치료 계획을 제공하며, 신약 개발을 가속하는 등 다방면에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AI 기반 수술 로봇은 최소 침습 수술을 지원하고,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은 조기 경고 기능을 통해 의료진의 대응력을 높인다. 또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질병 예측 모델은 환자의 생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몇 초 만에 환자의 유전자를 스캔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위험을 식별할 것"이라며 "AI는 우리의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종양이 어떻게 진화하는지 모델링해 어떤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일지 예측할 것"
"2030년 이전에 기본적으로 모든 세포를 이해하게 된다고 해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세포를 모델링하고, 세포의 언어를 이해하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게 될 것"
#반도체
More Chip Curbs?, Google LLM Status Check - stratechery
어차피 중국 AI 기술이 올라오는건 막을 수 없으니, 차라리 미국의 생태계 안에서 올라오게끔 만들어서 이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전략이 현명하다고 주장하는 벤 톰슨.
미국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중국 기업들—Huawei를 포함하여—이 TSMC에서 칩을 제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중국 기업들이 최고급 Nvidia 칩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Huawei의 경우는 명백합니다. Huawei 창업자가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에게 자사 제품은 외부 칩 제조업체가 필요 없다고 말했을지라도, 실제로는 TSMC의 최첨단 제조 기술에 접근할 수 있다면, Huawei는 SMIC로부터 얻을 수 있는 칩보다 훨씬 우수한 칩을 원할 것입니다. 그 차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커질 것입니다. 물론 Huawei는 여전히 SMIC와 협력하겠지만, 거래량은 줄어들 것이며, 선택의 여지가 없던 긴박감도 사라질 것입니다. 이것은 곧 중국이 TSMC에 대한 의존도를 회복하게 만들어, 대만에 대해 조치를 취하는 비용을 높일 것입니다.
동시에, Huawei가 최첨단 칩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 이는 Nvidia의 독점을 위협하는 요소가 됩니다. Nvidia가 칩 금수 조치에 대해 거센 반발을 하는 이유는 단순한 수익 손실만이 아니라, CUDA 생태계에 대한 대체 기술 개발을 강요당하기 때문입니다. Nvidia의 도전을 무력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Bytedance, Alibaba, DeepSeek와 같은 기업들이 최고급 칩을 구매할 기회를 갖게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중국의 AI 분야를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킬 위험이 있지만, 다양한 칩 금수 조치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중국의 AI 발전을 차단하는 것이었는데, DeepSeek의 성공은 중국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보여줍니다.
또한, 중국의 AI 노력을 완전히 차단하는 데 성공하는 것 자체도 위험을 동반합니다. 중국이 매년 기다릴수록, 앞서 언급한 현실적 요인들(군사력, 경제적 유대, 제조 능력)에서 상대적 이점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군사적 맥락에서 중요한 AI를 개발할 수 있다면, 대만이 AI를 가능하게 하는 칩에 의존하고 있더라도, 더 빨리 움직이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AI 생태계 구축을 위한 야심 - Agentic AI 블루프린트 & 멀티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 - 데일리 데이터허브 (유료)
엔비디아가 AI 오케스트레이터 솔루션을 내놓는다고 하는데, 왜 마소, 구글, 아마존이 해야하는 일을 엔비디아가 시도하고 있는거지? 라는 의문부터 들긴 한다.
하드웨어 잘만드는거랑 OS 역할 잡겠다는건 조금 다른 역량이지 않을까 싶은데. 엔비디아를 더 깊게 고민해봐야겠다.
Nvidia GTC and ASICs, The Power Constraint, The Pareto Frontier - stratechery
(바로 위의 생각에 관하여) 내가 틀렸다. 역시 젠슨황은 큰 뜻이 있었다.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발생이라니. 솔직히 당분간은 엔비디아의 적수가 없어보인다.
<The Power Constraint>
“블랙웰(Blackwell)은 호퍼(Hopper)보다 훨씬 훨씬 더 좋습니다. 게다가, 이것은 칩(칩 개수)이 동일한 상황이 아니라 동일 전력(iso power) 하에서의 비교입니다. 이것이야말로 궁극적인 무어의 법칙(Moore’s Law)입니다. 과거 무어의 법칙이 추구하던 것이 결국 이것이었는데, 이번 세대에 동일 전력 대비 25배 성능을 달성한 것이죠. 동일 칩 수도, 동일 트랜지스터 수도 아닌, 동일 ‘전력’이 결정적입니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수 있는 에너지(전력)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The Pareto Frontier>
"추론 프로세스에서, 특히 ‘Reasoning’ 모델의 경우, 서로 다른 단계(연구·사고 단계 vs. 토큰 생성 단계)가 요구하는 자원 특성이 다릅니다. 예컨대 “Deep Research”가 필요한 시점에는 ‘프리필(prefill)’이라 부르는 과정에서 모델의 FLOPS 연산이 집중적으로 쓰이고, 실제로 방대한 양의 웹사이트나 PDF 내용을 읽고 요약할 때 이 부분이 바쁩니다. 반면, 사용자와 계속 대화하는(토큰을 계속 생성하는) 상황에서는 대역폭(메모리/네트워킹) 중심의 리소스가 중시됩니다(‘디코드(decode)’ 단계)."
"ASIC은 결국 특정 지점(특정 목적)에 최적화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GPU는 전체 스펙트럼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사고(프리필) 비중이 큰 작업에도, 토큰 생성(디코드) 비중이 큰 작업에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 동적 운영(dynamic operation)은 정말 어렵습니다. 제가 방금 설명한 파이프라인 병렬, 텐서 병렬, 전문가 병렬(expert parallel), 인플라이트 배칭(in-flight batching), 분리형 추론(dis-aggregated inferencing), 워크로드 매니지먼트, KV 캐시 라우팅 등등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엔비디아 다이너모(Nvidia Dynamo)를 발표하는 것입니다. 다이너모는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본질적으로 ‘AI 공장의 운영체제(OS)’ 역할을 합니다.”
이는 소프트웨어로 GPU의 활용도를 극대화하여 하드웨어 자체 이상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전형적인 엔비디아 전략입니다. 그래서 황은 다음 슬라이드에서 다이너모가 이른바 ‘파레토 프런티어(Pareto Frontier)’를 바깥으로 확장(push out)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같은 하드웨어라도 어떻게 병렬화·배치·메모리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토큰 처리량과 응답 속도 간의 트레이드오프에서 최적점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황의 요점은 “이렇게 동적으로 할당하고 조정할 수 있는 GPU 솔루션이야말로, 이유를 불문하고 ASIC보다 훨씬 범용적이면서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려면, 네트워킹부터 소프트웨어까지 긴밀하게 통합된 생태계가 필요한데, 현재는 이를 ‘온전히’ 해낼 수 있는 곳이 엔비디아 말고는 없다는 것이죠.
삼성전자 HBM3E·1c D램 현황 업데이트했습니다 [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힘내자. 적어도 마이크론한테 기회를 넘겨주지는 말아야지.
"변하지 않는 삼성전자의 무기는 거대한 생산 능력과 풍부한 자본이죠. 일단 개발만 끝내면 '규모의 경제'로 경쟁사들을 누르는 전략을 펴기 위해 과감한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도 파악됩니다. 하반기부터 평택 4공장(P4) D램 라인에 수만 장 규모의 1c D램 장비 투자에 나서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합니다. 장비 반입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이야기도 레이더에 잡힙니다."
"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올해 중반이 삼성전자에 상당히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8단과 12단 모두 3분기 중반 안에는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고객사 주문이 나오면 곧바로 ‘양산 모드’에 들어갈 수 있게 HBM3E에 필요한 1a D램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걸 추진하는 것으로도 확인됩니다. 12단 제품 공급이 확정된다면 현재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엔비디아 블랙웰 GPU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드웨어
America’s Industrial Reboot: A Massive Tech Opportunity - Coatue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한국 방산 업체들이 주목을 받는 시기이지만, 사실 방산 산업 자체도 아주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정학적 변화와 기술적 변화가 같이 다가오는 시기처럼 보이고, 이로서 근본적인 전투 체계가 변화하는 모습까지 관찰된다.
괜히 Anduril이 비상장에서 그렇게 높은 밸류를 인정받는게 아니다. 물론 앤듀릴이 신흥 방산 업체들 중에서도 유난히 잘하는 것 또한 사실이고.
2025년의 휴머노이드는 2015년의 자율주행 - Capital Edge
나도 휴머노이드는 생각보다 더 오래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시제품이야 만들 수는 있겠지만, 결국 상용화가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그리고 이 관점에서 또 한번 머스크에게 기대를 하게 된다. 시점이 맨날 예상보다 늦는게 문제이지, 해내긴 해내는 사람이기 때문에. 게다가 이번엔 쌓아놓은 자산(노하우)까지 아주 많은 상태이니 (이전과는)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고.
Humanoid Robots From Meta Could Be This Decade’s Apple Car - Forbes
메타가 AR/VR에 이어서 이번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연구하기 시작한다고. 물론 목적 자체는 라마를 발전시키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메타의 본업과는 거리가 있어보여서 의문이 남긴 한다.
“Our new Robotics product group will focus on research and development in the space of consumer humanoid robots with a goal of maximizing Llama’s platform capabilities,” Meta CTO Andrew Bosworth reportedly stated in an internal memo.
America Is Missing The New Labor Economy – Robotics Part 1 - Semi Analysis
스치는 생각: 휴머노이드는 미국보다 중국이 밸류체인 측면에서 잘 갖추어져 있는게 사실일지도.
물론 핵심은 소프트웨어, 더 나아가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결합이기 때문에 단순 제조 밸류체인 갖춰져있다고 이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닐 것 같다. 다만 문제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중국이 무섭다는 점이고.
#핀테크
대단하다, 토스증권.
누적 가입자 660만명, MAU 384만명, 매출 4천266억원, 영업이익 1천492억원.
사실 숫자보다 더 대단한건 역시나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 나만해도 해외주식은 전부 토스증권 애용 중이다.
토스, 3분기 연결 영업수익 5,021억 원 - 금융이 알고 싶을 때, 토스피드
누뱅크와 토스를 주식 관점에서 한번 가볍게 생각해보았다 (둘다 회사는 너무나도 훌륭하니)
누뱅크는 토스와 비교해서 생각해야하는 회사다. 이름은 ‘뱅크’지만 사실은 혁신 DNA를 기반으로 금융(카드 및 은행)부터 먹고 이제는 그 다음 단계로 진출하고 있는 회사. 토스 또한 금융을 먹은 다음 계속해서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교해서 봐야하는건 결국 시장인 것 같다.
브라질: 인구 2억 1600만명, GDP 2.174 trillion USD, 1인당 GDP $10,043.62
한국: 인구 5100만명, GDP 1.713 trillion USD USD, 1인당 GDP $33,121.37
다만 누뱅크는 이미 멕시코와 콜롬비아로 확장하고 있지만, 토스는 당분간은 한국에 집중할 것 같다 .
→ 현재 누뱅크의 시총은 $65b, 토스의 장외가는 10조원($7b) → 현재 누뱅크는 일년에 $2b 정도의 순이익은 남기고 (매출은 $6b) , 토스는 매출이 2조원 가량 나오지만 이제 막 돈을 버는 회사로 진입 (누뱅크처럼 순이익 30% 남기는 체력이 되면 베스트, 참고로 카카오뱅크 순이익 15% 남김)
Q.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어떤 기업이 더 투자 매력도가 높을까? → 투자 아이디어에 따라 매력도가 달라질듯. 토스는 돈을 버는 구간에서의 베팅, 누뱅크는 시장 및 영역 확대 베팅 → 나는 후자를 조금 더 좋아하는 스타일 →→ 누뱅크에 투자한다면 1) 은행 대출 침투율을 더 크게 늘리거나 2) 자산가 고객층 확보에 성공하거나 3) 증권, 통신 등으로 확장에 성공하는걸 가정으로 투자해야할듯 →→ 시장은 1번을 가장 신경쓸 것 같긴 한데, 장기투자자 입장에서는 3번이 가장 중요해보인다. 지금처럼 3번을 계속 관찰하자
→→→ 근데 요즘 로빈후드에서 토스와 누뱅크 모두의 느낌이 난다… 로빈후드가 생각보다 범상치 않은 회사인듯
The Stablecoin Future, Milei's Memecoin, DOGE for the DoD, Grok 3, Why Stripe Stays Private
스트라이프의 콜린슨 형제가 이야기하는 스테이블코인.
스테이블코인이 잘될 것인가는 더이상 의미 없는 논쟁인 것 같고, 이젠 누가 인프라를 장악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 인프라를 장악하는 자가 결국 넥스트 비자가 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본다.
(차마스) 그래, 스테이블코인. 왜 스테이블코인인가요? (존 콜리슨) 이제 스테이블코인이 진짜로 활용되는 단계에 왔기 때문이죠. 저희는 오래전부터 크립토 분야를 눈여겨봤어요. 비트코인 백서가 2008년에 나왔는데, 스트라이프가 시작하기 1년 전이니까 저희는 거의 함께 자라왔죠.
비트코인을 스트라이프 결제수단으로 시도도 해봤지만, 결제수단으로서는 그리 좋지 않았어요. 골드(금) 대체재나 가치저장 수단으론 괜찮을 수 있지만, 트랜잭션이 느리고, 수수료가 비싸고, 금액이 달러로 명시되지 않아 변동성이 있죠. 반면 최근의 이더리움 L2나 솔라나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꽤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브리지(Bridge)라는 회사를 인수했어요. 그들은 ‘스테이블코인의 스트라이프’를 지향하는 회사인데, 예를 들어 스페이스X가 재무 관리를 위해 사용한다든지, 전 세계에서 달러 결제를 가능케 한다든지, 이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수단으로서 본격적으로 떠오르는 시점이에요.
(제이슨)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이 제대로 자리 잡으면, 비자·마스터카드 같은 듀오폴리가 위협받는 순간이 올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들이 충족되면 그들이 해체될 정도로 큰 도전을 받게 될까요?
(존 콜리슨) 우리가 지금 보는 모습은, 스테이블코인이 특히 국경 간 결제 상황에서 가장 흥미롭고 채택이 많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곳곳으로 법인 자금을 이체해야 하거나, 해외로 송금해야 하거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달러 잔액을 제공하고 싶을 때 등등이죠. 미국이나 유럽처럼 금융 시스템이 꽤 안정적인 곳에서는 “굳이?”라는 느낌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인도나 브라질처럼 국가에서 직접 만든 결제망(UPI, Pix 등)이 이미 활발하고, 전 세계적으로 보면 오히려 그쪽이 더 유의미하거든요.
(존 콜리슨) 그래서 일단 국제 시장이 훨씬 시급하다고 봅니다.
(파트릭 콜리슨) 비자·마스터카드를 어떻게 대체하느냐를 생각할 때, 기억해야 할 점은, 대부분의 결제 수수료(인터체인지) 수익이 소비자에게 카드 혜택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거예요. 그러니 카드 네트워크가 어마어마한 이윤을 남기는 구조라기보단, 카드 발급 은행이나 소비자 보상(리워드) 쪽으로 돌아가는 돈이 많아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결제 네트워크가 생긴다고 할 때, 그럼 소비자 혜택은 어떻게 되는 거지? 소비자 보호나 신용공여 기능은 어떻게 하지? 라는 문제가 발생하겠죠.
(존 콜리슨) 스테이블코인을 보면, 특히 국경 간 송금이나 해외 사람들이 달러를 보유하려고 할 때 수요가 큰 것 같아요. 대부분의 세계 인구가 자국 통화 대신 더 안정적인 달러를 원하거든요.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나이라(naira)는 최근 몇 년간 계속 가치가 크게 떨어져서, 저축을 하기가 어려워요. 예전 유로달러 시스템처럼 부유층이나 기업만이 아니라, 개인도 1달러 단위로 안정적인 가치를 보관할 수 있게 된 거죠. 이건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을 더 견고하게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제이슨) 미국 입장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제 범위 안에 두고, 발행사들이 미 국채를 사도록 하면 달러가 계속 강세를 유지하게 되죠. 테더 같은 논란 많은 스테이블코인은 논외로 두더라도, USDC나 여러분이 준비 중인 제품들을 합법적 테두리 안에 두면, 달러 패권이 더욱 강화되겠네요. 근데 지금도 예를 들어 올인(All-In)에서 결제할 때 스트라이프 옵션에 ‘스테이블코인으로 받기’ 이런 걸 붙일 수 있나요?
(존 콜리슨) 네, 지금 당장도 가능합니다. USDC로 연결할 수 있죠.
(제이슨) 그러면 결제한 뒤에 우리 스트라이프 계정에 스테이블코인 잔고가 쌓이고, 거기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을 할 수 있는 건가요? 수수료도 더 저렴해질 수 있을 테고.
(존 콜리슨) 그렇게 할 수도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실제로 그 기능이 가장 유용해지는 건 해외 결제 상황입니다. 미국 내에서야 은행 송금이 조금 느리고 귀찮긴 하지만, 크게 문제삼을 정도는 아니잖아요. 하지만 필리핀 같은 곳으로 돈을 보내려면 이체 수수료도 크고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스테이블코인이 훨씬 편하고 빠르죠. 그래서 현재 저희가 집중하는 건 그 쪽입니다.
(파트릭 콜리슨) 네, 제이슨이 말한 B2B 결제 경험이 굉장히 불편하고 비효율적이라는 건 공감해요. 실제로 대부분 회사들이 매출의 1~3%를 이런 송금 절차(무수히 많은 승인, 재무 관리, 회계 처리)에서 날립니다. 이는 트랜잭션 비용 자체 때문이라기보다, 인보이스 발행하고, 사람이 확인하고, 또 은행 계좌 대조하고, 뭐 이런 다단계 과정에서 비용이 드는 거죠. 저희는 Stripe Billing 같은 제품으로 이런 부분을 개선하려고 해요. 인보이스, 백오피스, 결제, 리스크 관리까지 전부 간소화하는 거죠.
#비즈니스
이해진. 역시나 울림이 있다.
"저는 어떤 사람이 얼마나 똑똑하냐도 되게 중요하겠지만 큰 물결이 있느냐가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AI는 굉장히 세상을 진짜 많이 바꿀 파도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이런 파도에는 과감하게 타야 된다. 이런 파도가 내 생애에 이렇게 오는 기회는 쉽지 않은 일이다.이때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 태어나서 한국어를 썼더니 문서 검색이 잘 안 되고 막 도태되고 한다는 건 너무나 억울한 슬픈 일이잖아요.그래서 그런 거에 저는 되게 큰 사명감 같은 무언가를 느꼈던 것 같아요."
"내가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가 했던 보던 시간들이 되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라는 그 생각이 되게 많이 강했던 것 같고요.그런 면에서 저희는 되게 검색 엔진에 되게 꽂혔고 그 개발하는 데 사실 너무 재미있어서 그러다가 이제 회사를 하게 됐던 그런 타입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인터넷이 시작됐을 때도 처음에 돈 벌기 시작한 건 하드웨어 회사들이었거든요. 일단 시스코 같은 회사들이 라우터 사갖고 이제 다 웹 서버 사고 하니까 서버 회사들 시스코 회사들이 막 돈을 벌었던 거였고, 그다음에는 검색 엔진들이 이제 알고리즘 싸움을 막 했었어요. 그때 알타비스타니 라이코스니 여러 가지 해외 검색 엔진이 나와서 누가 더 잘 찾냐 알고리즘 싸움을 했었는데 나중에 시간이 지나갔더니 거의 다 비슷해지기 시작하는 거예요. 알고리즘은 다 이제 알고 따라갈 수 있는 거죠. 그다음부터는 이제 데이터 싸움으로 바뀌는 거죠."
"결국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다윗은 다윗의 전략을 세워야 되는 거죠."
"사업을 할 때 버스를 출발시킬 때 버스의 방향보다 더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을 태우느냐다. 일단 똑똑한 사람을 먼저 잡아야 거기다 투자를 하는 거지 방향이 계속 바뀔 수 있는 거고 전략이 계속 바뀔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네이버 성공신화의 비밀' 책에서 이해진 의장을 다룬 부분.
"질량이 커다란 물체의 주변 공간은 구부러져 있다. 열정이 가득한 사람은 환경을 변화시킨다. 환경이 자신에게 맞춰져서 내가 환경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문제가 있는 것은 환경이 아니고 자기 자신이다."
그는 '돌다리도 열두 번 두들겨 보고 갈' 정도로 사전에 정보를 다 수집하고 조심성 있게 한 발을 내딛는 스타일이다. 스스로도 "뭔가를 저질러 득본 것보다는 안 해서 득 본 게 더 많다"고 말할 정도로 인터넷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해 잘 알고 있기에 그만큼 조심스러워하고 치밀하다.
그는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며, 더 중요한 것은 핵심(코어)라고 강조한다. '나에게 코어는 무엇인가? 회사가 어려워졌다고 가정했을 떄 구조조정 시 끝까지 자르지 않고 쥐고 있을 것은 무엇인가?' 그가 회사의 미래에 대해 고민할 때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들이다.
그가 이토록 핵심 사업, 잘하는 사업에 집중한다는 원칙을 중요시하는 것은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인터넷 열풍이 꺼지면서 검색엔진만으로는 도태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는 메일, 클럽 등 포털이 하는 모든 것을 펼쳐 놓았다. 그러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핵심 역량을 분산시키자 오히려 엠파스가 등장하면서 NHN의 핵심이던 검색엔진이 공격을 받았다. "여기 빼다 저기에 박으면 여기가 공격당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는 직장생활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의 25%는 순수하게 자신의 계발을 위해서만 쓰라' 그는 이 룰에 따라 하루 8시간 중 2시간을 자기계발에 쏟았다. 그가 삼은 자기계발의 주제는 '내가 설계하고 개발할 만한 기술이 무엇일까?' 였다.
"진정으로 결정적인 장면은 결국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찾아내는 것"
그는 자신이 어느 누구보다 열정을 가지고 일했기에 능력이 좀 떨어지는 직원은 용납해도 열정이 없는 직원은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스스로 '경영자는 열정 있는 사람을 찾아 그 사람에게 맞는 일을 시키는 것'이라고 정의내릴 정도다.
환경 때문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는가. 뭔가를 성취하겠다는 열정만 있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온종일 복사만 시켜도 남들보다 뭔가 다르게 업무를 개선시키고 창의력을 발휘한다."
"인터넷이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자신의 강점은 비전을 제시하고 사람들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방향과 타이밍에 대해 늘 검증하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네이버가 검색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 이메일과 같은 범용 서비스에 눈을 돌린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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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런 직원이 있는 회사들이 잘되는 것 같다.
“샐러리맨들도 주인처럼 온마음을 다해 일할 수 있어요. 어쩌면 주인보다 더요. 제가 찾은 해법이 바로 아너십(honorship)입니다. 오너십보다 못한 개념이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주인은 회사에 묶여서 아너십을 제대로 발휘하며 일하기 어려워요.”
”반면 샐러리맨은 오너십에서 자유롭다 보니 가슴 떨린 과업에 더 충실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결국 제가 생각하는 프로란 일생을 바쳐 몰입할 사명을 찾고 언제나 거기서 자부심을 느끼는, 즉 아너십을 발휘할 줄 아는 사람이에요.“
“무아지경의 몰입과 희열, 그때 뼈가 저리도록 깨달았습니다. 이토록 무언가에 무아지경으로 몰입한다는 감각이 조운호의 나머지 인생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What kind of disruption? — Benedict Evans
훌륭한 장표. 그냥 단순하게 혁신이라고 생각하지만 말고, 혁신을 디테일하게 구분해보자.
"Generative AI will probably be much more disruptive to (say) profession services companies than the cement business. But in each case, it’s always easier to shout ‘disruption!’ or ‘AI!’ than to ask what kind."
#금융
IT 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 아크앤파트너스에서 투자 유치 - 플래텀
‘그로스 바이아웃’ 전략을 추구하는 아크앤파트너스는 내가 주목하고 있는 하우스인데, 이번에는 팀스파르타에 투자하며 2대 주주로 등극.
스타트업의 오퍼레이션은 기존 회사들의 오퍼레이션과는 약간 다른 결이라고 생각하는데, 아크앤파트너스가 그 결을 이해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보인다.
Michael Rees: how a private equity chief turned the tables on his peers - FT
돈을 버는 방법은 시기마다 새롭게 등장하나보다. Michael Rees가 공동 경영하는 Blue Owl Capital은 현재 시가총액이 $30b에 육박한다. 여담으로 김병주 회장의 MBK 지분 사간 것도 이 Dyal Capital.
"Among the biggest winners of the scheme were a select group of Wall Street executives. Some needed cash, either to fund expansion plans or to pay for their lavish lifestyles. Others were attracted by the idea of replacing a stream of income with a one-off — and lightly taxed — capital gain."
"Dyal investors prospered, too, as a tide of money churned through private equity funds. Vista Equity Partners, a tech buyout firm that sold a stake to Dyal in 2015, raised a record-breaking $16bn fund four years later, opening a spigot of fees and making it by some measures Dyal’s most successful investment."
Public Markets Update - March 2025
Private Markets Update - March 2025
이 자료 재밌네. 갈수록 기업들이 $50b 가치에 도달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돈의 힘일까? 기술의 파급력 차이일까? 혹은 인식의 차이일까?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보는 중이다.
#투자
Rob and Andreas' Q&A at RV capital Annual Gathering 중 집중해서 본 부분들 기록 + 내 생각 - Learn all the time
RV Capital 연례 미팅. 내용이 아주 좋은걸.
"저는 경영진을 평가하는 방식을 인생의 다른 많은 것들과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인생의 많은 일들처럼) 사람들도 일정한 정규분포를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대부분은 평범하고, 아주 나쁜 사람들도 소수 있으며, 정말 탁월한 (really exceptional) 사람들도 극소수 존재합니다. 평균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누가 약간 평균보다 위인지, 약간 아래인지를 가려내려고 하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며 잘 할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누군가가 정말 탁월한 사람인지를 알아보는 데 집중합니다. 그 탁월함은 마치 철퇴로 머리를 내리치는 것처럼 한 번 보면 확실하게 드러납니다. (completely obvious)."
위와 같은 이야기.
"현생 인류가 30만 년 전에 출발을 할 때, 그때 가진 자산은 돌도끼가 유일한 것이었다. 그런데 30만 년이 흐른 지금에서 볼 때 인류가 가진 자산은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착각하고 있다. 30만 년 동안 나고 죽었던 모든 인류가 문명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0.1%의 창의적인 인간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꿈꾸지 못한 것을 꿈꾸고, 여기가 새로운 세상이다 라며 엄한 곳에 깃발을 꽂으면 0.9%의 통찰력과 직관을 갖춘 안목 있는 인간이 그것을 알아보고 거기에 뛰어 들어서 한 배를 타고 등을 밀고 손을 당기며 이뤄낸 1%의 역사다."
Hayden-Capital-Quarterly-Letter-2024-Q4
Hayden Capital은 예전에 SEA(SE)를 공부하다가 알게된 이후 레터를 구독해오고 있는데, 이번 레터에 나온 아래 문장은 정말 명쾌한 것 같다.
이걸 구분하고 Power Law 기반의 투자 프레임워크를 세웠다는 점에서 Hayden Capital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진다.
"In “compounders” we were taking duration risk, while in “emerging growth” companies we’re taking business risk."
Paul Singer | Podcast | In Good Company | 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엘리엇을 창립하며 저는 항상 돈을 잃지 않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습니다."
"사람들이 큰 손실을 경험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게 마련입니다. 실제로 중요한 손실을 겪은 사람들은 판단력이 저하되고, 평소에 느꼈던 여유와는 달리 절박함에 빠지곤 합니다. 따라서 머리와 판단력을 유지하고, 자본을 보존할 수 있다면, 2008년 말 몇 주간처럼 특별한 기회가 올 때 이를 잡을 수 있습니다."
"즉, 큰 손실을 피하면 자본은 점차 늘어나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나는 오늘의 매매일지에 "하지만 사업가의 시간 프레임과 투자자의 시간 프레임은 다르다"라는 말을 적어두었는데, 카바나의 어니 가르시아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네.
"그래서 나는 투자자들이 종종 우리가 가지지 못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본질적으로 제약을 받고 있다. 그들은 이 ‘기계’의 레버(조정 장치)에 직접 접근할 수 없으며, 그 레버와의 거리—앞서 계획을 아는 것이 평온한 확신을 가져다준다고 이야기했듯이, 나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면 실행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마음이 편해진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그러한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 그들은 회의실에 앉아 경영진과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실행 계획이 무엇인지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회의가 끝나면 떠나서 고민을 시작한다."
"나는 이 ‘레버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불안을 초래한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투자자들이 반드시 관리해야 할 중요한 능력 중 하나라고 본다. 어떤 투자자는 그 불안을 잘 다루지만, 어떤 투자자는 그렇지 못하다. 결국, 투자자들은 불안을 관리해야 한다."
"그들에게 있어 평온함이란 ‘이 경영진이 분명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믿음을 주고, 잠시 이 일에서 벗어나 다른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레버와의 거리가 결국 불안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살아가는 경로를 조금이라도 의식적인 방향으로 다듬을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뀔 것이다. 이러한 인생의 경로를 트는 굵직한 결정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강력한 복리효과를 제공한다. 단지 대부분의 사람에게 그럴 힘이 없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결국 Power Law는 Compound interest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 드디어 두 개념이 연결되어 보인다.
"매일 똑같이 힘들고 고단하고 지루한 일과를 계속 '잘'하는 것" → 수없이 많은 위대함을 탄생시킨 비결.
결국 퀄리티, 해자... 이런 것들은 다 같은 것이다. 존재하는 무언가가 Compound interest를 만들어내고, 결국 Power Law로 이어지는 것이다.
Original #01_내가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고민하는 것들
내가 평소 생각해오던 기울기 이론의 처음과 끝을 깨달은 것 같다. 이게 결국 복리의 법칙이었다니.
"같은 맥락에서 그동안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창업한 뒤로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들어보면 이 사람의 성장의 기울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기울기의 크기를 보면 이 사람이 말하고 있는 지향점에 진짜로 도달할 수 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이 사람과 팀의 의사결정의 퀄리티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서 가끔씩 기울기가 높을 뿐 아니라 그 기울기의 가파름이 시간이 흐를수록 더 커지는(=가속도가 올라가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이런 사람은 놓쳐서는 안되는 것 같다. 한마디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사람에게 투자해야한다는 소리."
항상 좋은 영감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