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0번째 뉴스레터입니다.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좋은 정보 제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주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전시회인 CES2020이 열렸습니다.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수 많은 CES 참가 기업들 중 특히 주목해야할 4개의 기업을 골라 소개합니다. 가장 먼저 소개할 기업은 소니입니다.
#소니: 자율주행자동차
[유튜브] VISION-S prototype vehicle concept movie
소니는 새롭게 출시되는 PS5가 주인공이 될 줄 알았건만, 비전-S 라는 자동차를 깜짝 발표하며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소니와 자동차 조합은 생각도 못해본 조합이지만, 공개되고 나서 생각해보니 정말 머리 잘썼다고 끄덕여지는 그런 조합이었는데요. 보쉬, 콘티넨탈, 엔비디아, 마그마 등의 유수 업체들과 협력해서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현재 소니의 핵심 사업은 '이미지센서' 사업입니다. 한때 가전이 몰락하면서 어려운 길을 걸었던 소니였지만, 카메라(DSLR)을 개발하며 축적한 이미지센서 기술이 스마트폰에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죠. 현재 소니는 세계1등 이미지센서 기업으로 50%의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삼성전자가 20%정도로 2등입니다).
스마트폰에 이어 자율주행 자동차가 이미지센서가 핵심인 새로운 산업으로 급부상하는 중입니다. 자율주행은 '카메라(혹은 센서)가 주위환경을 인식 - 컴퓨터를 통해 분석'하여 이루어지는데, 카메라가 주위환경을 인식하는데 있어 이미지센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이를 대변하듯 소니의 비전-S에는 CMOS 이미지센서를 포함해 총 33개의 센서가 탑재되어있다고 합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소니는 현재 반도체(이미지센서)회사이기도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회사이기도 한데요.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게임콘솔의 제작사이자, 전 세계 3대 음반 기업 중 하나이고, 메이저 영화사인 컬럼비아 픽처스를 가지고 있기도 한 만큼, 게임 음악 영화 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이 대중화되면 차량 내에서 보내는 시간을 어떤 기업이 차지하는가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 되고, 이런 이유로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니의 비전-S를 보면 엔터테인먼트에 무게를 많이 줘서, 전면에 커다란 파노라마 스크린이 놓여있고, 시트에는 '소니 360 리얼리티 오디오'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요약하면 소니의 핵심 사업인 이미지센서와 엔터테인먼트가 가장 많이 쓰일 분야가 자율주행 산업이고, 이번 CES를 통해 그 점을 각인시켰다고 보여집니다.
소니의 요시다 켄이치로 CEO는 이번 발표에서 "지난 10년동안은 모바일이 메가트렌드였다면, 앞으로의 메가트렌드는 모빌리티다"라는 메세지를 던졌습니다. 소니가 완성차 업계가 될 것 같진 않지만 (테슬라가 보여줬다시피 자동차의 '생산'은 엄청나게 어렵기 때문에), 이번에 프로토타입을 발표함으로써 소니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 분명히 보여주어 앞으로의 미래가 밝다는걸 보여줬네요.
[유튜브] 소니 발표 풀영상
[블로터] 소니가 자율 주행차를 만들면
참고로 2012년에 약 7조까지 떨어졌던 소니의 주가는 지난 10일 10조엔(약 105조)을 회복하며 제2의 전성기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UAV-PBV-HUB
[유튜브] CES 2020 Hyundai Press Video
소니가 자동차를 선보였다면,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은 어떤 것을 선보였을까요? 현대차는 '하늘을 나는 모빌리티'를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겠다는 현대차는 이번 CES에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Urban Air Mobility)-PBV(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허브(모빌리티 환승 거점) 이렇게 3가지 컨셉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도심 항공 모빌리티로 'S-A1' 컨셉을 공개했는데, 우버의 마크가 눈에 띕니다. 현대차는 급변하는 산업에 적응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펼치고 있는데 (자율주행에서 앱티브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한게 대표적), UAM부분에선 우버와 손을 잡은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말하기론 UAM의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데, 과연 10년안에 하늘을 나는 택시를 타고타니는 세상이 올까요?
[유튜브] 현대자동차 발표 풀영상
[블로터] 우버 손 잡고 '하늘길' 뚫는 현대차
#도요타: 스마트시티
[유튜브] Toyota's Woven City: a Prototype City of the Future
또 다른 자동차 업체 도요타는 도시건설을 발표했습니다. 후지산 근처 부지에 만들어질 우븐시티(Woven City)는 여의도의 1/4정도 되는 크기라고 하는데요. 자연-사람-기술이 어우러진 최첨단 도시를 지향한다고 하고, 2021년부터 건설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완성되면 도요타 관계자들이 입주한다고 하네요.
우븐시티의 도로는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예정인데, 완전 자율주행 차량만 돌아다니는 도로(도요타가 개발한 e-팔레트가 돌아다니겠죠), 사람과 모빌리티(스쿠터와 자전거)가 공존하는 도로, 오로지 사람만 돌아다니는 도로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건물들은 목재로 만들어지고, 옥상에 태양광 패널이 설치됩니다. 또한 건물 내부에는 로봇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자동차의 출현으로 도시의 모습이 바뀌었듯이, 자율주행이 도래하고 모빌리티가 다양화되면서 도시의 모습이 급격히 바뀔 것이라고 예측되고, 많은 테크 기업들이 스마트시티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은 사이드워크랩스라는 프로젝트를 토론토에서 진행 중이고, 네이버 또한 A-CITY라는 컨셉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 흐름에 자동차 기업인 도요타도 참여했네요 (같은 맥락에서 앞서 언급한 현대차도 도시 전체의 스케일은 아니지만 '허브'라는 도시의 구성 요소를 발표했구요).
[유튜브] 도요타 발표 풀영상
[더버지] Toyota will transform a 175-acre site in Japan into a "prototype city of the future"
[바이라인네트웍스] 토요타가 2021년 꿈꾸는 미래 도시
#삼성: 볼리, 젬스, 네온
삼성전자는 몇년째 CES에서 가장 큰 부스를 운영하고 있는만큼 신기한걸 많이 선보이는데요, 이번에는 볼리, 젬스, 네온이 눈에 띄었습니다.
[퓨처코리아] 삼성전자, '경험의 시대' 주도할 미래기술 비전 제시
[유튜브] A waltz for Ballie | Samsung
"경험의 시대가"가 왔다며 공개된 볼리(Ballie)는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는 로봇입니다. 쉽게말해 움직이는 AI스피커인데, 움직인다는 기능을 추가하자 활용성이 엄청 늘어났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사진도 찍어주고, 집이 더러워지면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고, 기상시간에 커튼을 걷고, 반려동물과 친구과 되기도 하고, 운동할 땐 운동도우미가 되기도 합니다. 실생활에 깊숙히 들어가는 로봇 볼리를 보며 전 스타워즈의 R2D2가 떠올랐습니다 ^^
[유튜브] Samsung GEMS for AR-based personalized training
젬스(GEMS)는 웨어러블 로봇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젬스와 AR글래스를 착용하여 가상 트레이너에게 피트니스를 받는 시연이 이뤄졌는데요.
웨어러블 로봇도 흥미로웠지만 'AR'을 활용했다는 점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삼성이 공간을 혁신시키는 한가지 방법으로 AR을 주목하고 있다는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넥스트컴퓨팅이 AR이라는 점은 점점 부정할 수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 Talking with Neon AI, Samsung's best attempt at being human
마지막으로 네온(NEON)은 인공 인간인데요. 프라나브 미스트리가 이끄는 삼성 산하연구소 스타랩스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Reality, Realtime, Responsive 3개의 특징을 가진 '코어R3'를 통해 개발했다고도 전했습니다.
이 기술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궁금하기보단, 그냥 신기합니다.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봤을 때 느껴지는 언케니벨리(uncanny valley)가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파이낸셜뉴스] 베일벗은 삼성 '네온'..인공인간과 첫 만남
이렇게 4개 기업의 CES2020 발표를 살펴보았습니다. 제가 이번 CES를 요약하자면 '모빌리티와 스마트시티로 대표되는 AI의 영향력 확대'인 것 같습니다.
CES는 최대 규모의 전시회인 만큼 이외에도 볼거리가 넘쳐나는데, 나중에 총정리한 컨텐츠가 있으면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 시간되시면 이것들도!
[책추천]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 by 로버트 고든
작년에 인상깊게 읽은 책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를 요약한 글입니다. 1000페이지가 넘는 책이라 요약도 길지만 시간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책을 한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모습 대부분은 1940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즉 1940년도 전후로 이 세상에 두 번은 없을 엄청난 발전이 이뤄졌다고 주장합니다.
[플래텀] 마켓컬리, 해외 VC로부터 350억 원 규모 추가 투자 유치
[한국경제] 김슬아 대표 "300만 컬리러버스 장바구니가 스승...대기업의 추격? 두렵기보다 고맙다"
마켓컬리가 중국의 힐하우스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 돈은 주로 상품개발과 물류센터확충&고도화에 쓰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마켓컬리의 비식품 판매량이 유의미하게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강화하지 않을까 싶고, 적자를 줄이기위한 PB상품의 비중도 많이 늘릴 것 같습니다.
[Bloomberg] SoftBank-Backed Korean Unicorn Coupang Prepares for IPO as Soon as 2021
쿠팡이 2021년에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뉴스가 블룸버그를 통해 나왔습니다. 최근 외국인 임원진들이 계속 영입되고 있어서 '곧 나스닥 상장하는거 아니야?'라는 말이 돌아다녔는데 가능성이 커지고 있네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쿠팡을 10조 가치로 평가했는데, 시장은 쿠팡을 얼마로 인정해줄까요?
[NYT] At SoftBank's Jewel in India: 'Toxic' Culture and Troubling Incidents
[WSJ] Oyo Has Remade India's Hotel Business. Now It Is Going Global.
[링크드인-리드 호프먼] WeWork: Blitzscaling or Blitzflailing?
위워크, 우버에 이어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의 핵심 기업 중 한곳인 오요(OYO)에서도 잡음이 들려옵니다. 오요는 숙박 중개어플로 시작했지만 인도의 숙박시설들이 열악하다는걸 인지하고선 숙박시설들의 퀄리티를 끌어올리는 오퍼레이션 제공 기업으로 바뀌어나갔고, 현재 호텔 체인 비즈니스 모델을 펼쳐가고 있는데요.
과연 오요는 위워크와 다른 길을 걸을 수 있을까요?
[FinSMEs] Rivian Raises $1.3 Billion in Funding
[페이스북-고태봉님] 점점 명확해지는 윤곽들
Rivian이라는 전기차 픽업트럭 업체가 추가 투자를 받았다는 소식입니다. Rivian은 작년에 아마존에게 7억달러를 투자받은 이력이 있습니다. 이번 CES에도 출품했는데, 구경하려는 사람이 엄청 많았다고 하네요.
[패스트트랙아시아] Ucommune IPO Filing 요약 정리
중국의 공유오피스 기업 Ucommune가 상장을 위한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대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요약을 첨부합니다.
[파이낸셜뉴스] SK디앤디,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 런칭
[전종현의 인사이트] 주거의 미래와 투자의 기회
[전종현의 인사이트] 공유주택, 그게 가능해?
SK디앤디가 새로운 주거 브랜드 '에피소드'를 런칭했습니다. 취향이 중요시되고, (서울)아파트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공유주거 시장을 파고들었습니다. 관련해서 제가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 두개를 첨부합니다.
[한국경제] "김사장 강남 빌딩도 IPO"...부동산 전문거래소 내년에 문 연다
부동산 거래소가 열립니다. 주목해야하는 또 다른 시장입니다.
[블로그-표철민님] 2020년의 크립토/블록체인 시장과 생각할 지점들
체인파트너스 표철민 대표가 요약한 2019년도 블록체인 산업입니다.
[조선경제] 하늘 찌르자, 도쿄 도심 살아났고... 90m 고도 제한에, 서울은 시들어간다
규제 완화로 도쿄의 모습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VCNC] 쏘카의 2019년을 보내며 정리한 10가지 배움
쏘카(타다)를 경영하는 박재욱 대표의 글입니다.
[네이버블로그-홀로] AJ네트웍스(095570) (1) 파렛트 렌탈 : 풀필먼트 시대의 오프라인 플랫폼 산업
파렛트 렌탈 사업하는 AJ네트웍스를 분석한 글인데, 물류&유통에 관심 있으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듯해서 공유합니다.
[DBR] 범용성 대신 다양성으로 승부, 설계 혁신으로 반도체 산업 룰 바꿔
절대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보였던 인텔이 AMD로 인해 흔들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AMD가 적응했기 때문입니다.
[USV] What Happened In The 2010s
프레드윌슨이 정리한 2010년대 입니다. 여담이지만 프레드의 인사이트 엄청나네요.
[브런치-박병은님] 2020년 스타트업 생태계 전망
이번주에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아티클입니다. 과연 2020년의 스타트업 세계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