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테크 기업들은 대게 미국의 카피캣으로 출발했지만,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BAT)라는 거대 테크 기업이 다음 세대 스타트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ex: 메이투안디엔핑, 디디추싱), 알리페이-위챗페이 같은 테크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테크 기업으로 인재들이 몰려들면서, 그리고 중국의 인터넷은 외부로부터 폐쇄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만의 독자적인 모습을 갖춘 테크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틱톡을 만든 바이트댄스(Bytedance)가 BAT의 바이두를 넘어설 만큼 성장해서 페이스북을 위협하고 있으며, 공동구매 모델을 개척한 핀둬둬(Pinduoduo)가 이커머스 2등이었던 징동(JD)을 넘어섰으며, 알리바바의 허마셴셩(Hema Fresh)는 100개가 넘는 매장을 두고 30분 내 배송인프라를 구축했습니다.
[미디엄] 중국 - 3세대 스타트업, 두 개의 인터넷, 그리고 Chuhai (出海)
저는 한자&중국어를 하나도 모르긴 하지만, 한때 '차이나스토리'라는 중국 테크 관련 트레바리 클럽에 참여한 적이 있고, 이때 알게된 걸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서 상하이에 갔다온 적이 있을 정도로 중국 테크 기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도 SCMP등을 통해 계속해서 정보를 찾아보고 있죠.
그래서, 앞으로 하나둘씩 중국의 테크 기업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기업은 중국의 유튜브라 불리는 비리비리(Bilibili)입니다.
중국의 유튜브, 비리비리
지난 4월 10일, 소니가 비리비리에 4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완료하며 지분의 약 5%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리비리에 관심을 가지는 건 소니뿐만이 아닌데요. 주주 명부를 보시면 텐센트와 타오바오(알리바바)의 이름을 보실 수 있습니다. 과연 어떤 기업이길래 텐센트, 알리바바, 소니 모두 투자한 것일까요?
[플래텀] 해적, 컨텐츠 왕이 되다...'비리비리', 소니로부터 4800억 투자유치
비리비리는 2009년 일본 애니메이션,만화,게임 등을 다루는 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2010년에 일본 애니메이션 판권을 사들이면서 흔히 덕후라고 불리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커뮤니티가 되죠. 또한 일본의 게임을 퍼블리싱 해오면서 게임 커뮤니티로써도 영향력을 발휘해왔으며, 작년에는 리그오브레전드 결승전 독점 중계권을 따기도 했습니다.
애니,만화,게임 외에도 하나둘씩 카테고리를 넓혀나가 음악, 패션, 엔터테인먼트, 전자제품 등 수많은 커뮤니티를 형성했으며, 트위치같이 생중계&채팅창 시스템 또한 도입하면서, 결국은 유튜브와 같은 모습을 띄게 된 것이죠.
최근에는 코로나 사태를 위해 CCTV 뉴스와 협력하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온라인 개학처럼 상하이시의 온라인 클래스 제공을 맡기도 하면서 계속해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비리비리의 성장세는 수치로 확인하면 더욱 놀랍습니다
비리비리의 작년 매출은 $973m으로 전년 대비 64 % 증가했으며, 이중 모바일 게임이 $517m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 라이브 & 부가서비스가 $235m으로 180% 증가, 광고가 $117m으로 76% 증가, 마지막으로 커머스가 $103m으로 403% 증가했습니다. (게임은 퍼블리싱, 라이브는 LOL 생중계 등, 광고는 광고 카테고리가 따로 마련되어 있음, 커머스는 앱 내 물건을 판매하고 있음).
주목할 점은 상대적으로 게임 매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으며, 라이브와 커머스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인데요. 중국이 자국 내 게임산업에 강력한 규제를 진행하면서 비리비리가 많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매출을 다변화하며 위기를 벗어나는 모양새입니다.
비리비리의 2019년 MAU는 1.3억 명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고, DAU 또한 3천8백만 명으로 전년대비 41% 증가한 수치를 보였습니다. 일 평균 시청 시간은 77분이나 된다고 하네요.
또 한가지 놀라운 것은 이용자 중 90년대 이후 세대의 비중이 78%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중국의 Z세대(중국에선 쥬링허우라고 부름)가 사랑하는 플랫폼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의 스냅챗과 같은 포지션).
그리고 비리비리의 정회원이 되기 위해선 퀴즈를 풀어야 하는데요, 작년 대비 정회원 수가 50%나 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퀴즈 시스템의 존재가 건전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고 하네요.
[CIW] Gen-Z platform Bilibili monthly paying users doubled in Q4 2019
비리비리는 동영상을 소비한다는 측면에서 유튜브와 비슷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유튜브와 다른 점이 많습니다. 1) 영상 추천 알고리즘이 핵심인 유튜브와는 달리, 비리비리는 카테고리별 커뮤니티가 핵심이고 2) 유튜브 매출의 대부분이 광고인 것과 다르게, 비리비리는 매출을 다변화시키고 있으며 3) CCTV, 상하이 시와의 협력 같이 정부 기관과 협력하는 모습 또한 보여줍니다.
이처럼 중국의 테크 기업들은 얼핏 보면 미국 기업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만의 독자적인 모습을 갖춘 경우가 많습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러한 특징을 가진 중국의 테크 기업들을 소개해드리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 위클리 아티클 큐레이션
#경영
두산의 상황이 안좋네요. 원래부터 흔들리던 나무는 태풍 앞에 쓰러지고, 그 자리엔 새로운 새싹이 돋아나겠죠.
#경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유례없는 돈폭탄에 중독된 뉴욕 금융시장
돈에 깔려 죽겠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돈을 풀고 있는 FED.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이 글에서 말하는 세계화는 무역인 것 같고, 글쓴이가 말한대로 무역은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우리가 원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디커플링을 할 '주권'을 가지길 원할 것"이라는 점이네요. 저는 미중 무역전쟁도 무역 그 자체보단 디지털 패권을 두고 일어났다고 보는 입장이고, 이 관점이랑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통해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드러났듯이, 데이터 주권을 각 국가가 보유하길 강력하게 희망할텐데, 미국이 이걸 중국으로부터 뺏으려고 하니 중국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던 것이겠죠.
[조선일보] "한국은 노쇠병약 경제... 코로나로 전세계가 멈춘 지금이 리셋 기회"
IMF때 위기를 헤쳐나갔던 이헌재 전 장관의 인터뷰.
[NYT] Opinion: The America We Need
[NYT] How Business Should Change After the Coronavirus Crisis
"Over the past decade, the wealth of the top 1 percent of households has surpassed the combined wealth of the bottom 80 percent"
#투자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글. "고작 몇 % 에서 몇십 %의 차이. 그치만 가격차이는 수십배에서 수백배. 이게 사실 인생의 엄청난 비밀이다"
#테크
[NYT] The Virus Changed the Way We Internet
코로나로 인해 누가 가장 수혜를 입었는지 보여주는 기사.
[The Information] Facebook Strikes Deal for AR Displays, Squeezing Out Apple (유료)
FB이 AR을 위한 디스플레이 회사를 애플과의 경쟁을 물리치고 계약을 따냈습니다. 하드웨어 회사와 접촉 중이란 것은 실물 프로덕트가 등장할 시점이 머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스타트업
[Airbnb] Silver Lake, Sixth Street Partners Invest $1 Billion in Airbnb
"Airbnb’s new financing reportedly carries an interest rate above 10 percent and dropped the company’s valuation by nearly 42 percent"
에어비앤비는 높은 이자율이라도 일단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고, 벨류에이션도 낮추었음.
[더벨] '핀테크 분사' 쿠팡, 전금업 위한 불가피한 선택
저번주에 쿠팡이 핀테크를 분사시켰으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한다고 적었는데, 쿠팡의 핀테크 분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로 시작했다. 잡지를 보면 브랜드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는데, 이런 브랜드를 오프라인 공간에 빌려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매장이지만, 장소는 계속 그 자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느낌이었다. 프로젝트 렌트는 입지와 인테리어에 90% 힘을 쓰고, 공간에 콘텐츠로 채워 넣어 사람들을 얼마나 불러올 수 있을 지를 고민한다.”
#중국
[SCMP] Tencent bolsters lead in China's game live-streaming market after Huya deal
텐센트는 게임과 관련한 모든 벨류 체인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플래텀] '중국판 스타벅스'에 이어 '중국판 넷플릭스'도 매출 조작했다?
루이싱 커피에 이어서 아이치이와 하오웨이라이 또한 회계 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앙일보] 벤처 캐피털은 '세상 변화를 읽는 눈'에 투자한다
"벤처 캐피털은 ‘세상 변화를 읽는 눈’에 투자한다"는 내용이 매우 인상적인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