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작년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매출액은 7조 1530억으로 전년 대비 64.2% 증가했고, 놀라운 건 영업적자는 7205억으로 1조 1279억이었던 2018년 대비 36.1% 감소했습니다! 이번 실적은 '매출이 늘수록 적자보는 구조 아니야?'라는 기존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실적인데요.
쿠팡의 과감한 투자, 매출 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돌아왔다 - 쿠팡 뉴스룸
이와 같은 실적이 공개되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이 정복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쿠팡이 이커머스 1등이라는 건 실적 추치만이 아닙니다. 이미 쿠팡은 최대 경쟁사인 이베이코리아(G마켓)의 결제 총금액 액수를 넘어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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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홈쇼핑/인터넷쇼핑 월 결제금액 1위 - 와이즈앱
쿠팡은 모든 연령층이 가장 많이 쓰는 쇼핑 앱입니다. 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쿠팡 앱을 사용하며, 앱 설치수 대비 사용률도 90프로가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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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수치가 쿠팡이 국내 이커머스 최강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쿠팡이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까지 왔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과는 달랐던 쿠팡
쿠팡의 처음 모습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쿠팡은 2010년에 티켓몬스터, 위메프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그루폰 모델을 가져온 소셜 커머스로 시작했죠. 세 기업은 큰 격차 없이 서로 엎치락뒤치락하며 경쟁을 해나갔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2016년을 기점으로 소셜 커머스에서 쿠팡에 등록한 사람이면 누구나 자유롭게 입점하여 물건을 팔 수 있는 오픈마켓으로 바뀝니다. 특히 쿠팡은 아이템 마켓을 지향하면서 판매자를 중심으로 상품을 나열하는 것과는 다르게, 개별 상품별로 상품을 나열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쿠팡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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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지금의 쿠팡을 있게 한 일등공신은 단연 로켓배송입니다. 쿠팡은 2014년 쿠팡 자체 배달 인력 로켓맨을 채용하며 익일 배송 시스템인 로켓배송을 개시했는데요. 손정의 비전펀드의 3조 원이 넘는 통 큰 지원을 바탕으로 쿠팡은 2014년 27개였던 물류센터를 2019년 기준 168개로 늘리며 로켓배송을 시스템을 전국으로 확장시켰고, 규모의 경제 효과를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전국단위의 물류센터 내재화와, 이를 통한 전국단위의 익일 배송이 가능한 기업은 쿠팡밖에 없기 때문에 엄청난 차별점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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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쿠팡의 물류센터의 확장은 계속되겠지만, 이미 어느 정도 전국 커버가 가능한 규모가 되었기 때문에 확장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쿠팡의 투자는 물류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집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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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이(로켓페이)
로켓배송 이외에도 쿠팡의 차별점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쿠페이는 엄청난 사용자 경험을 보여주는데요. 쿠팡에 은행 계좌를 한 번만 등록해놓으면 별도 결제 앱은 물론, 비밀번호나 지문인식을 하지 않아도 '주문하기'버튼 한 번으로 바로 결제가 완료됩니다 (처음 경험했을 때 놀라움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쿠페이는 얼핏 보면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뒷단에서는 기존 결제보다 훨씬 많은 노력이 필요한 기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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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명의 사용자를 넘은 쿠페이는 얼마전 분사를 완료했고, 핀테크 기업으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로켓프레시, 로켓와우
쿠팡은 차별화된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로켓프레시라는 이름으로 신선식품 새벽배송 또한 진출했습니다.
쿠팡은 멤버십 프로그램인 로켓와우도 오픈했는데요. 월 2900원만 내면 결제 금액에 상관없이 물건 하나만 사도 로켓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15000원 이상 주문하면 로켓프레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로켓와우의 정확한 가입자 수는 알 수 없지만, 유통업계 실무자에 따르면 로켓와우의 이탈률은 5% 미만이라고 합니다.
한국의 아마존
미국에선 상품 검색의 절반 이상이 아마존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쿠팡은 한국의 아마존이 되고자 합니다. 물건을 살 일이 있으면 바로 쿠팡 앱에 접속해서 구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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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점에서 네이버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데요.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상품 검색부터 구매까지 네이버를 이용합니다. 실제로 네이버는 거래액 기준으로 쿠팡을 뛰어넘죠. 따라서 쿠팡이 진정한 한국의 아마존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네이버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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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향후
쿠팡은 끊임없이 영향력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쿠팡은 현재 신선식품 새벽 배송인 로켓프레시 확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분야의 강자 마켓컬리와,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쓱닷컴과의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또한 쿠팡이츠라는 이름으로 배달업에도 진출했는데요. 이 때문에 배달의민족과 마찰을 빚은 적이 있습니다. 현재 배민은 2륜차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B마트라는 30분 내 배송사업을 차기 사업으로 밀고 있는데, 쿠팡 또한 곳곳에 소규모 지역을 담당하는 물류센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쿠팡이츠가 성장하면 이 분야에서도 맞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PB상품은 일반 상품 유통보다 마진이 많이 남습니다. 이마트가 피코크와 노브랜드 확장에 주력하는 이유죠. 쿠팡 또한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PB상품 확장을 계속해서 진행 중이고, 가장 최근에는 패션 PB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패션사업 나선 쿠팡 "밤에 옷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로켓배송" - 동아일보
아마존은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풀필먼트 사업(FBA)을 하고 있고,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차후 쿠팡 또한 아마존처럼 풀필먼트 사업에 진출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그런데, 네이버도 방식은 다르지만 풀필먼트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하네요. 앞으로 어떤 그림이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새로운 격전지, 풀필먼트 - HWBI 20
마무리하며
쿠팡의 목표는 고객에게 "쿠팡 없이 어떻게 살지?"라는 말을 듣는 것입니다. 쿠팡은 고객을 와우 하게 만든다(Wow the Customer)’라는 구호 아래 항상 고객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간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쿠팡의 행보들과, 현재 쿠팡의 실적을 보면 목표에 점차 다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의 스타트업들 중에서 쿠팡을 가장 좋아합니다. 스타트업이 기존 대기업을 흔들 수 있구나 증명해주었으며, 한국에서도 10조 가치의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주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도 한때는 쿠팡 망하는 거 아니야?라고 걱정하던 사람 중 한 명이었는데요. 제 생각을 바꿔준 건 폴인에서 나온 쿠팡의 김범석 대표 아티클(알토스벤처스의 한킴 대표님이 설명)을 읽고서였습니다. 여러분들에게 해당 아티클을 소개하며 이번 HWBI 23호를 마칩니다.
하버드 출신 엘리트는 왜 졸업하자마자 쿠팡을 만들었나? 폴인
☆ 위클리 아티클 큐레이션
#경영
LINE이 일본 '음식배달 시장'을 정조준한 이유 - 아웃스탠딩
라인이 배달업체 데마에칸에 투자한 이유를 자세하게 분석해놓은 기사.
인도 음식배달 플랫폼 '스위기'에 투자한 한국 기관투자사들 - 플래텀
전 세계 어딜가나 배달산업이 화두다. 인도 또한 마찬가지인데, 스위기와 조마토 2파전의 양상. 텐센트vs알리바바의 구도인데, 우리나라 금융 기업들도 투자에 참여했다.
Inside Mark Zuckerberg's Lost Notebook - Wired
저커버그가 야후의 인수 제의를 거절한건 유명한 일화. 어떻게 그렇게 큰 금액(10억 달러)을 거절할 수 있었을까 궁금해왔는데, 'Book of Change'라는 그의 노트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
#테크
How the Ad Slump Affects Big (and Small) Tech - The Information
코로나 때문에 모든 테크 기업이 수혜를 입는건 아니다. 구글,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광고기반 기업은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
Apple and Google partner on COVID-19 contact tracing technology
애플과 구글이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발표. 여담으로 코로나로 인해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졌다. 이젠 행정부가 거대 테크기업의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어야할지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임.
Computers Already Learn From Us. But Can They Teach Themselves? - NYT
다음 AI는 self-supervised의 차례인가?
#디지털자산
Chinese state-owned bank releases test app for central bank's digital currency - The Block
중국, 디지털 위안화 발행 초읽기...테스트 지갑 이미지 공개 - ZD넷
중국의 CBDC 테스트 이미지가 유출되었다. 디지털자산의 시대가 머지 않은듯.
Facebook-Backed Libra Cryptocurrency Project Is Scaled Back - NYT
리브라가 각각의 화폐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고 새로운 백서를 발간. 전세계 통일 화폐를 지향했던 기존보단 영향력이 줄어들겠지만, 중국의 CBDC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듯.
#중국
How Tencent's WeChat Poses Creeping Threat to Apple - The Information
중국 테크업에 관심있다면 무조건 읽어봐야할 기사. 아이폰이 성공하는데 앱스토어의 역할이 지대하다는걸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텐데, 텐센트는 앱스토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자체 미니프로그램 생태계를 구축했음. 중국에서 미니프로그램 안쓴다는건 상상도 안되는 일. 미니프로그램으로 핀둬둬(PDD)같은 기업 또한 탄생할 수 있었고. 이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애플은 위챗이 규정에 위반되지만 그냥 놔둘 수 밖에 없음. 만약에 위챗을 막으면 사람들이 아이폰을 안살테니.
China's BGI says it can sequence a genome for just $100 - MIT테크놀로지리뷰
중국의 유전체 기업 BGI가 DNA시퀀싱 가격을 대폭 낮추었다고. 참고로 경쟁자는 미국의 일루미나.
#스타트업
'공유경제' 걸림돌 리스회계...인식개선 필요 - 더벨
"플랫폼 기업 진화 목표...수익 다변화 기회" - 더벨
공유오피스 패스트파이브의 부채비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준 기사. 개인적으로 공유오피스에 (아직도) 관심이 많은데, 어느정도의 규모를 이뤄내면 플랫폼 사업으로 전개해나갈 것이고, 여기에 많은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제 산업의 미래, 토스가 새롭게 만들어 갑니다 - 토스 블로그
한국의 스트라이프가 되고픈 토스페이먼츠. “이왕이면 꼭 토스페이먼츠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 만큼 혁신적인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거든요 라는 대목이 인상깊다.
#마지막으로
"물건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 크다. 의식 있게 물건을 만든 것보다 어쩌면 더 큰 게 유통이다. 유통이란 시장도 크리에이티브 마인드를 갖고 봐야 한다. 조금 더 가면, 부동산도 그렇게 봐야 한다. 근데, 이런 얘기 좀 싫지 않나. 그런 건 누가 해주면 안 되나 생각한다. ‘이렇게 좋은 물건을 만들었는데 왜 안 가져가고, 집세는 자꾸 올리지?’하는 식이 된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거다. ‘이 사람은 집세를 정말로 왜 올려야 할까?’, ‘내가 집주인이면 어떻게 할까?’, ‘돈이 몇십억이 있어서 건물 하나 샀다면 나는 안 올릴 것인가?’, ‘(물건을 매장에서 판매하는)이 사람이 매력적으로 보는 점은 무엇인가?’ 이렇게, 창의적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세상은 다 각자의 이득을 취하는 퍼즐이 맞춰져 있다. 유통 전문가가 있다면, 그가 매력적이라 느끼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 내가 하는 것이 실제로 소비자에게 들어가는 지점까지 두려워하거나 도망가지 말고, 창의성을 보는 것이 진짜 브랜드이고 디자인이다. 그 지점에서 도망가는 브랜드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1,000개중의 999개였을 것이다. 다 좋은데, 그거는 모르겠다, 우리나라 거지 같은 나라다, 유통업체가 다 잡아서 못하겠다, 백화점 수수료 운운하면 안 된다는 거다. 어느 나라든 악조건은 많다. 피하고 싶은 것들 자체를 창의적으로 봐야 한다. 재무관리도 창의적으로 보는 식으로. 그게 진짜다. 멋있는 제품을 만드는 게 진짜가 아니다.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에는, 영역의 구분이 없다. 재무, 회계, 총무, 부동산, 다 창조적일 수 있는 영역이다. 그게 다 창조적이어야지 그게 진짜 ‘크리에이티브’라는 거다."
-조수용 현 카카오 공동대표의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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