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 #87_오르조, 업의 본질, 투자, 2차원 그래프로 표현하는 벤처투자, 샘 알트먼, 벤치마크 캐피탈, 알토스벤처스, 네이버의 크림과 포쉬마크 그리고 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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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가볍게 시작한 뉴스레터가 이렇게 커질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었는데, 나름 꾸준히 한 것이 좋은 임팩트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요즘은 예전보다 주기가 뒤죽박죽이긴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발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려요! 😊😄😁
오늘은 업의 본질, 투자, VC, 네이버에 대해 다룹니다.
#스타트업
태블릿 수능공부앱 '오르조' 운영사 슬링, 70억 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약 4년만에 대학교를 복학해보니 예전과 가장 달라진 모습은 모든 대학생들이 두꺼운 전공서적 대신 태블릿과 노트북으로 수업을 듣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는 대학교 뿐만이 아니라 중고등 교육시장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1학년인 제 막내동생은 학교에서 태블릿을 지급해주더라고요.
교육부의 적극적인 태블릿 보급 정책과 더불어 애플펜슬의 대중화로 인해 교실의 모습이 본격적으로 디지털화되어가는 국면에 들어왔다고 판단했습니다.
슬링이 서비스하는 '오르조'는 태블릿을 통해 평가원 모의고사 등 각종 기출문제를 비롯하여 여러 문제집을 풀며 공부할 수 있는 앱입니다. 자동채점, 문항별 타이머, 오답노트, 해설지 바로 불러오기 등의 기능을 통해 종이로 문제를 푸는 것에 비해 훨씬 나은 학습 환경을 제공해줍니다. '종이가 아닌데 문제가 눈에 들어와?'하실 수 있지만, 요즘 학생들은 종이보다 디스플레이가 익숙한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르조가 정말 기대되는 부분은 학생들의 종합적인 '문제풀이'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이 데이터를 잘 활용한다면 정말로 개인화된 학습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르조는 학습의 핵심인 문제풀이를 다루는 만큼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필수적인 태블릿 앱으로 자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그렇다면 오르조가 네이버와 같이 교육의 대표 포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르조는 학생들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또한 중요한 이해관계자라는걸 이해하고 있고, 선생님들이 오르조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모여 결국 오르조는 교육 환경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내는 주역이 되리라 믿습니다. 에듀테크 시장을 혁신하고 있는 슬링(오르조) 팀과 앤파트너스가 함께하게되어 영광입니다 🙂
#업의 본질
업의 본질, 업의 개념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는게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래는 업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한 사례들 몇 가지.
(스타트업리포트)⑬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모바일 결제혁명, 만세!” - 뉴스토마토
2014년, 토스가 직원 수 5명인 시점.
Q. 회사의 독점적인 경쟁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마인드라고 봐요. 금융업이 아닌 금융서비스업 관점에서 본다는 것이에요. 쉽게 말해 금융업을 하는 사람이 어플을 만드는 게 아니라 카카오나 페이스북을 만드는 사람이 금융을 다루는 것이죠. 금융업체들은 이용자 편의성은 물론 모바일 혁신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도 모를 때가 있어요.
한국신용데이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합니다 (2016년 5월 22일)
“이번에 하려는 건 전자증빙 데이터(electronically verifiable data)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방법론을 이용, 중소사업자 자금조달 시장의 공백을 메우는 일입니다. (…중략…) 다시 말해, 지금까지 비어있던 재무/정량 데이터 기반 중소사업자의 신용평가모델에 대한 요구가 지속해서 커질 것이 자명합니다.”
나라가 못 살면 국민이 밖에서 사람 행세 못 해 [경제사상가 이건희 탐구㉔] - 신동아
이건희 회장의 글 ‘반도체 세계 1위에 서기까지’에 나오는 문장.
“반도체 산업은 한마디로 타이밍 업이라고 할 수 있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해서 수조 원에 이르는 막대한 선행 투자를 최적의 시기에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사업에서 최적의 투자 시기를 결정할 때는 피를 말리는 고통이 뒤따른다.”
#투자
The Reality of Unrealistic Outliers
우리들은 보통 선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가 미래에 얼마나 크게 될지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울기 그래프에서 가속도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회사는 엄청난 복리 효과를 누리게 된다. 워런 버핏이 경제적 해자를 외치는 이유.
20221028 - 애플, 영향력, 테슬라? - seung
애플 주식 가격 상승은 회사의 가치 상승에 수렴했다는 이야기와, 매출은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이자 시가총액은 영향력의 가격이라는 관점은 나도 평소에 똑같이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기출문제를 푼다는 것. 노마드의 닉 슬립은 코스트코와 아마존이 동일한 게임이라는걸 인지하고 더 강한 베팅을 한다.
Venture-Capital Firms Buy Up Public Tech Stocks as Startup Market Stalls - WSJ
세콰이어, a16z, Thrive 등의 VC들이 상장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기사. 비상장 플레이어들조차도 상장 회사를사게끔 만드는 요즘의 시장. 종목은 Amplitude, Doordash, Block, Carvana 등.
인수 가격은 어떻게 결정되는가?[PEF썰전] - 한국경제
메디트는 GS가 3조에 인수를 추진하며 유니슨캐피탈의 최고 아웃풋으로 결론이 나온 것 같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걸 발견해서 강하게 베팅한 아름다운 투자 케이스. 관련해서 유니슨캐피탈 김수민 대표가 직접 쓴 글을 읽어보자.
"저희 회사가 메디트라는 치과용 구강스캐너 제조업체에 투자했을 당시 PE업계와 M&A시장에서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6배라는 인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듣기로는 저희와 같이 마지막까지 인수를 검토했었던 글로벌 PE사 두 곳에서도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이유로 투심위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었고 심지어 저희 회사 내부 투심위에서도 같은 이유로 승인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를 포함해 그 투자건을 담당했던 파트너와 실무팀에서는 결코 그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원인은 저희가 산업과 회사에 대하여 엄청난 양의 리서치와 조사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외부 컨설팅을 전혀 받지 않고 저희 팀원들이 수십명의 국내외 덴탈 전문가들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치과 진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는 것과, 그 디지털화에 스캐너는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품이라는 것과, 메디트의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에 영업과 마케팅만 강화한다면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3가지의 명제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갖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정식 매각 프로세스가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회사를 알고 있었고 조사와 공부를 시작했기 때문에 프로세스를 시작할 때부터 준비를 시작한 다른 인수자들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회사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준비를 먼저 시작하고 더 열심히 공부한 것 이외에 저희가 특별한 재무 분석이나 밸류에이션 기법을 사용한 것은 없었습니다. 최근에 메디트와 동종업계의 유사기업들이 EBITDA 20~30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VC
평소에 가지고 있는 생각을 간단히 메모.
제목: 2차원 그래프로 표현해보는 벤처투자 (x축 시간 / y축 회사의 전체적인 가치)
기본적으로 기울기의 싸움 (스타트업=성장)
시작하는 Y절편은 모두 다르지만, 길게보면 기울기가 모든 차이를 만든다.
VC 자본은 가속도 값을 올려주는데 쓰인다.
어느 순간까지 지수함수를 그리다가, 어느 임계점부터 변곡점이 나타난다.
변곡점을 최대한 늦추는 기업이 결국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한다. 따라서 기세를 이어나가야 한다.
펀딩을 통해 변곡점을 늦추기도 하지만, 그 전에 자체적인 체력을 통해 변곡점을 늦추어야만 한다. 안그러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크게 보면 단순한 그래프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과정속에서 정말 여러 함수의 모습들이 나타난다.
그러면, 어떤 기업에 투자해야 하는가.
기본적으로 기울기가 큰 기업.
그동안 해온 것들 보면 기울기가 가늠이 된다.
기울기가 큰 기업은 보통 처음부터 앤드골이 높은 기업.
펀딩을 통해 가속도를 높힐 수 있는 기업.
기울기는 보통 대표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하지만 다른 수많은 요소들도 영향을 미친다.
아이템, 시장도 매우 중요하다.
(나에게) 초기 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기울기를 관찰할 시간이 부족해서.
추가로
시가총액(가격)와 회사의 가치는 다르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계속해서 가치를 증가시켜왔지만 가격은 그것과 동일하게 올라가지 않았다.
환경과 운 또한 기울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의사결정의 퀄리티와 타이밍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때로는 사람의 말 한마디(대표적으로 투자자)가 기울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보통 기술의 발전이 빠른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자연스럽게 기울기가 가파를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선형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기울기&가속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그래프 이론은 회사 뿐만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볼 수 있을 것 같다.
How To Invest In Startups - Sam Altman
잘하는 벤처투자자가 되기 위한 자질이 이 하나의 글 안에 모두 담겨있다. 아니, 그냥 아래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That said, to do well as an investor, you need to do three things: get access to good investment opportunities, make good decisions about what to invest in, and get the companies you want to invest in to choose you as an investor."
역시 샘 알트먼… 글 안에 디테일도 완벽하다. 어떻게 스타트업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지,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스타트업이 자신을 선택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투자 후 스타트업을 돕는 방법까지.
사실 되게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것들인데, 이 기본만 잘해도 적어도 상위 10%안에 드는 VC 될 수 있을 것 같다.
The Merits of Bottoms Up Investing - Venture desktop
최근 내 의사결정 프레임워크에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글. Benchmark Capital의 두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Bottoms Up Investing: see the present clearly
Early "Liquidity Quality" — High engagement, repeat usage, profitable unit economics = Depth > Breadth
세상의 변화를 읽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당장 지금 내가 듣고 있는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말이 되는건지, 그리고 얼마나 커질지를 잘 판단하는게 더욱 중요한게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든걸 알고, 정확하게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그리고 벤치마크가 기가 막히게 셀렉팅하는 비결이 어쩌면 좋은 지표를 판별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단순히 MAU 높다고 좋다 판단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그 서비스가 유저들을 사로잡았는지 판단하는 실력. 한마디로 되는 아이디어를 기가막히게 파악한다는 이야기.
여담으로 이 관점으로 알토스를 다시 보니 벤치마크와 알토스가 상당히 유사한 프레임워크로 의사결정을 내려왔다는걸 알 수 있었다.
알토스 구성원들 인터뷰를 찾아보면 의사결정에 있어 지표를 많이 본다는걸 알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주로 물어보는듯(간단한 예시로는 리텐션 같은 지표를 MAU보다 훨씬 우선으로 참고). 이런 부분에서 벤치마크 캐피탈이랑 유사한 모습들이 보인다.
"규모보단 ‘밀도’: 투자사를 평가하는 지표는 재방문율·재구매율·체류시간 등 사용자의 열광도. 월 사용자 수(MAU) 등은 광고 마케팅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허수라고 본다. 서비스·상품에 대해 사용자가 직접 입소문을 내는지, ‘찐팬’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 알토스가 깐깐하게 따지는 지점들. 배민, 토스, 쿠팡 등 마켓 핏을 잘 찾아내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평가 노하우가 쌓인 면이 있다."
"더 빨리 망하게 도와줘라" 김한준 알토스 대표의 일침 - 중앙일보
실제로 한킴 대표님에 의하면 벤치마크의 영향을 상당히 받은 것 같다.
Q. 참고하는 혹은 명문으로 꼽는 실리콘밸리 VC가 있다면?
“세계 원톱 VC인 세쿼이아 캐피탈과 그 세쿼이아가 의식하는 벤치마크, 그리고 이 일을 즐기며 오래 하는 서터힐. 세 곳이다. 우리는 세쿼이아와 벤치마크의 하이브리드를 지향한다. 벤치마크는 펀드 규모는 우리보다 작지만, 여기가 투자한 곳엔 글로벌 국부펀드들이 무조건 들어가려고 할 정도다. 이런 명성과 함께 세쿼이아처럼 LP를 설득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는 내부 자본을 더 늘리고 싶은 바람이 있다.”
추가로, 알토스가 아주 잘하는 팔로온 투자에 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Q.팔로온 투자(투자한 회사에 후속 투자)의 기준이 뭔가. 성장성이 확실할 때만?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다. 경영 지표는 기본은 돼야 하지만 그것만 좋다고 추가 투자하지 않는다. 첫 투자 이후 그 회사 경영진과 알토스 구성원이 교류한 시간을 본다. 회사가 어려울 때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렸고, 그땐 왜 어려웠고,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다 봤으니 신뢰가 쌓인다. 이렇게 같이 일하는 관계가 되면 우리도 우리 결정에 확신이 생기고, 그들이 낸 숫자를 얼마나 믿어도 될지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우리가 늘 옳은 결정만 하는 것은 아니다(웃음).”
알토스가 의사결정하는걸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아래는 쿠팡을 투자할 때의 의사결정들.
Q. 그렇다면 이렇게 질문해볼게요. 시장에서는 영업손실이 늘어나는 걸 보고 우려를 하는데, 투자자들은 영업손실 외에 따로 보는 숫자가 있나요? 투자자들은 뭘 보고 투자를 유지하죠?
“고객 수, 주문 수, 매출 그러니까 매출의 증가율, 창고 효율, 배달 효율 같은 다양한 지표를 봅니다.”
Q. 실행력은 어떻게 검증하나요? 서비스를 매일 들어가서 체크하시나요?
“그건 그 회사에서 하죠. 우리는 지표를 봅니다. 고객을 만족하게 하는 데 필요한 지표들이 있어요. 그것들이 매일매일 개선되고 있는지를 보는 거예요.”
Q. 예를 들면 어떤 지표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어요. 하나만 예를 들어보면, 쿠팡 앱을 켤 때 로딩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같은 거죠. 다른 데서는 그걸 크게 신경 안 쓸 수도 있어요. 그런데 쿠팡은 그거 하나 가지고 (개발자를)엄청 괴롭히는 거예요.”
추가로, 사람을 볼때:
Q. 쿠팡에 처음 투자할 때만 해도 초기였잖아요. 김범석 대표가 자신의 꿈, 그리고 쿠팡의 청사진을 제시했을 때 선뜻 믿어주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느꼈나요?
“저희가 투자할 때만 해도 사업을 1년 이상 해오던 때였어요. 그 기간 김범석 대표가 무엇을 실행해왔고 어떤 성과를 일궜는지를 보면 앞으로 얼마만큼 더 할 수 있을까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의미있는 문장
“비전과 그 비전을 향해 가는 구조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거기에 대한 여러 가지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배달의민족에 투자하기까지 6개월이나 망설인 이유 - 폴인
배달의민족 케이스
Q. 지금은 배달의민족을 모르는 사람도 없고 김봉진 대표도 유명인이지만 그때는 아니었잖아요. 그때의 김봉진 대표가 궁금해요. 어땠나요?
“우리가 궁금한 게 있으면 데이터를 요청해요. 그러면 데이터를 보내주죠. 근데 똑같은 걸 한 달 뒤에 또 보내줍니다. 그렇게 3~4개월을 꾸준히요. 그러면 그사이 데이터 변화가 보이잖아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요. 그때는 확신이 들죠. 그 과정에서 신뢰도 생기고요. 그런 사람이에요, 김봉진 대표는.”
Q. 꾸준함인가요?
“꾸준한 실행력이라고 말하는 게 더 맞는 것 같아요.”
Q. 김봉진 대표의 그런 면모를 잘 볼 수 있는 예가 또 있을까요?
“투자를 받으면 그 회사는 투자자한테 매달 리포트를 보내줘요. 배달의민족은 김봉진 대표가 직접 써요. 이번 달엔 뭘 했고, 달성한 목표는 뭐고 못한 건 뭔지, 다음 달에는 뭘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지요. 그런데 김봉진 대표가 특이한 건 지난달 썼던 내용을 없애지 않고 그 위에 붙여서 써요. 메일을 열면 그 메일에 석 달 전, 여섯 달 전 회사의 모습이 담겨 있는 거죠. 그걸 김봉진 대표는 정해진 날짜에 꼭 보내요. 바쁘면 늦게 보낼 수도 있고, 한 달 빼먹을 수도 있는데 그런 법이 없죠. 이 리포트를 보면서 한국 시장을 정말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Q. 말씀을 듣다 보니 문득 실행력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떠올랐어요.
“실행력이란 문제를 푸는능력이에요. 문제를 정의하는 게 1번이겠죠. 그렇게 문제가 확실해지면 그 다음엔 풀어야 하는데요, 이건 머리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가설을 세워서 시도해보고 그 가설이 맞는지 확인해야 하죠. 해보고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서 또 해봐야 하고요. 그런 점에서 실행이란 상당히 논리적인 겁니다.”
'송금해' 대신 '토스해'라는 말 탄생시킨 이승건 대표 - 폴인
비바리퍼블리카 케이스
Q. 뭐가 그렇게 마음에 들었나요?
“이승건 대표가 꿈꾸는 것에 매료됐어요. 그때 이렇게 설명했거든요. ‘토스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면 그다음에는 어떤 서비스를 내놓아도 소비자는 받아들일 수 있다. 신뢰를 얻으려면 소비자의 습관을 바꿔야 한다. 습관을 바꾸려면 편리해야 한다. 송금은 금융 생활 중에 가장 빈번히 일어나면서도 굉장히 불편하다. 이걸 편리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송금 습관을 바꾸면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그다음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꿈이 컸어요. 송금 서비스를 하려는 게 아니었죠. 송금은 출발점에 불과했어요. 들으면서 ‘이런 꿈을 꾸는 사람이 있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그 자리에서 관심 있다고 얘기하고 투자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지그재그 앱에는 3000개 온라인 쇼핑몰이 들어 있다 - 폴인
그리고 지그재그는 또 하나의 좋은 케이스
Q. 투자를 결심한 계기는 결국 사업 아이템이 좋아서인가요?
“서비스가 좋다는 걸 결국 숫자로 증명됩니다. 실제로 트래픽이나 재방문율, 재구매율 같은 숫자를 보면 지그재그가 소비자에게 제대로 먹혔다는 걸 알 수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스타트업에 비해 볼 수 있는 데이터가 정말 많았어요. ‘데이터가 왜 이렇게 좋지?’ 하고 들여다 보면 ‘서비스가 좋았구나’ ‘다른 데서 못하는 걸 지그재그는 해냈구나’ 하고 알 수 있죠.”
Q. ‘서비스가 좋다’는 말이 좀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어떤 면에서 서비스가 좋았다는 건가요?
“지그재그에는 3000여 개의 온라인 쇼핑몰이 입점해 있어요. 그 쇼핑몰에서 매일매일 업데이트 되는 상품을 긁어와 앱 안에 보여줍니다. 쇼핑몰마다 보여주는 이미지 사이즈, 중점적으로 보여주는 상품 등이 다 다르잖아요. 쇼핑몰마다 개성과 특징이 다 다른 건 바로 그런 차이에서 오는 거죠. 그런데 그 다양한 쇼핑몰이 지그재그 내에선 ‘지그재그’처럼 보여요. 자칫하면 정신 없어 보일 수 있는데, 지그재그만의 UI/UX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거죠. 그 핵심은 결국 크롤링 기술과 그걸 지그재그스럽게 보여주는 UI/UX 디테일입니다. 지그재그는 정말 디테일이 좋은 서비스에요.”
“서비스를 왜 이렇게 구조화했는지를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중심으로 설명했어요. 소비자들이 왜 지그재그를 사용하는지, 어떻게 하면 구매 전환을 높일수 있는지, 소비자의 사용 시간은 왜 늘어나는지 같이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했어요. 그게 가능했던 게 데이터를 정말 꼼꼼하게 잘 모으고 있었거든요.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떤 기능을 추가하고 빼고 했는지를 설명했는데, ‘저 사람(서정훈 대표)은 정말 완벽을 추구하는 스타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죠.”
결국 요약하면 ‘큰 시장에서 먹히는 아이템,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과 팀’
“투자할 때 물어봅니다. 이전 서비스가 실패했으면 왜 실패했다고 생각하는지, 성공하지 못했다면 왜 그랬는지요. 대답을 들으면서 이 창업가가 얼마만큼 솔직하고 정직한지 느낄 수 있으니까요. 제가 계속 강조해온 지적인 정직함(intellectual honesty)을 볼 수 있는 질문이죠. 환경을 탓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고 솔직하게 내부에서 문제를 찾고 무엇을 배웠는지를 말할 수 있는지를 보는 겁니다.
“서정훈 대표를 소개한 사람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였어요. 자기가 보기에 굉장히 잘 하는 회사가 있다면서 한 번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이승건 대표가 누굴 소개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고, 그 뒤로도 없었죠. 경력도 경력이었지만, 다른 창업가 눈에도 출중해보였을 정도라면 믿을만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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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시장에서, 되는 아이템, 그걸 해낼 수 있는 사람과 팀’이라는 같은 이야기.
단, 지금 당장 큰 것도 좋지만 앞으로 커질 시장/아이템/사람을 잘 보는게 압도적인 실력이다.
Q. VC가 앞날을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현상을 보고 판단하면 안 되고 창업자가 앞으로 무엇을 더 만들어낼 수 있을지 상상을 해야 한다. 이 창업자가 언젠가 ‘파도를 잘 탈 수 있을지’ 알아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Q. 파도를 탄다는 게 무슨 뜻인가.
“파도가 나를 향해 밀려올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지만, 뒤에서 나를 밀어주면 자연스럽게 나아갈 수 있다. 어떤 산업이나 섹터가 파도라면 그걸 타는 것은 창업자들의 몫이다.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을 때 그 위에 잘 올라탈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봐야 한다.”
Q. 성공할 창업가를 어떻게 알아보나.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해결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 열정이 넘치고 신나서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이다. ‘저러다 번아웃 증후군이 오면 어쩌나’ 걱정도 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일과 삶을 따로 구분해 놓고 있지 않아 쉽게 지치지 않더라. 그리고 자신에 대한 무한한 믿음이 있다. 나는 그런 좋은 에너지를 믿는 편이다.”
#네이버
크림, 1700억원 투자유치...네이버·알토스·미래에셋 참여 - 테크M
최근 크림은 프리 7500억 밸류에 1700억을 투자받으며 포스트 9200억으로 유니콘에 근접. 알토스벤처스가 1000억을 투자했고, 미래에셋캐피탈이 200억, 그리고 네이버가 직접 500억을 투자했다.
[테크M 리포트] 포쉬마크 품은 네이버 크림...韓 이용자 100만명의 의미
크림의 지표는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MAU는 100만에 근접하고,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7200억원으로 연간 거래액 1.5조원 달성이 예상된다. 조금 더 디테일한 지표를 보아도 상당히 괜찮은 서비스다.
구매자가 판매자의 두 배 정도
70% 이상이 재구매자거나, 재판매자
상위 10%가 전체 거래액의 50% 이상에 기여
10%는 스니커 헤드(굉장한 신발 마니아), 나머지 90%는 패션에 관심 많은 일반 소비자
하지만 지표 상승 만큼이나 돈도 많이 들어가는 비즈니스. 지낸해 크림은 매출 33억원에 영업손실 595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크림은 최근들어 수수료 개선을 통해 적자를 줄이려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크림은 판매 구매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4월부터는 배송비를 정액으로 부과하고 구매 수수료 1%를 책정한데 이어, 수수료를 연달아 올리면서 10월 부터는 판매 수수료 1% + 구매 수수료 3%를 수취하고 있다. 참고로 해외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는 판매자에게 최대 5%, 구매자에게 최대 10%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음.
크림은 궁극적으로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까? 마진을 더 붙여 파는 오리지널 커머스 모델은 크림 특성상 어려워보이고, 지금처럼 수수료 가져가는 모델은 코인/주식이 아닌 이상 거래량을 늘리는데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것 같은데, 결국 ‘화려한 광고판’이 되어서 커머스 버전의 틱톡(커뮤니티 커머스)을 만드는게 궁극적인 방향성 아닐까?
상대적으로 거래 단가가 높은 상품들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 잘나가는 브랜드들이 선호할만한 서비스라는 점, 네이버가 지금까지 쌓아온 역량이 검색광고 비즈니스 + 커머스 비즈니스라는점을 생각해보면 왜 네이버가 전사적으로 크림을 밀어주는지, 더 나아가 차세대 먹거리를 C2C 커머스로 잡았는지 이해가 될 것 같기도.
Z세대, 돈 벌려고 리셀? KREAM이 지적한 '다른 세대 착각' - 중앙일보
참고로 크림이 벤치마크하는 대상은 중국의 Dewu(더우, Poison)라는 서비스다. 유저가 4천만명이 넘고, 기업가치도 10조원이 넘는 거대 서비스다. 더우와 크림은 UI도 비슷할뿐더러 검수 프로세스를 갖추었다는 부분까지 완벽하게 동일하다.
Q. 사업 확장을 준비하면서 참고한 롤모델이 있나.
A. “중국 Z세대에게 사랑받는 ‘포이즌’이란 앱이다. 스니커즈 거래 1위로 시작해 시계, 명품, 자동차, 그림 등 상상 가능한 모든 한정판 카테고리로 빠르게 확장한 곳이다. 첫 화면에서 다른 사람들 착용 샷을 구경할 수 있는 등 SNS 기능이 강점이다. 신생 로컬 디자이너들을 발굴하고 입점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최근 더우에서 디지털 컬렉션 플랫폼을 런칭했다는 흥미로운 기사가 눈에 띄었다. 크림 또한 장기적으로 RTFKT 같은 컬렉션을 다루는 NFT의 거래소로 작동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고민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Q. 크림에 NFT(대체불가능토큰)를 붙일 생각인가.
A. “NFT 자체가 한정판에서 태어난 개념이니 엄청난 확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다. 네이버라는 IT 회사가 뿌리인 만큼 유리한 부분도 있고. 다만 타이밍이 문제다. 아직 빠른 감이 있다. 지금의 NFT는 ‘투기’에 가깝다. 신발은 시세가 안 오르면 내가 신으면 그만이지만, NFT는 확실한 자산가치가 있어야 한다. 최소한 ‘이 한정판 제품 NFT가 내 꺼’라고 친구들한테 자랑할 정도의 대중성은 갖춰야 한다.”
가상자산에서 엔터까지 손 뻗은 두나무...중고시계로 명품 시장 노린다
관련해서 두나무가 명품 시계 리셀 서비스 바이버를 런칭하고 + 무신사의 자회사인 ‘솔드아웃’ 운영사 에스엘디티(SLDT)에 투자(100억 투자+400억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흐름을 같이 비교해보면 흥미롭다. ‘거래소’비즈니스를 하는 두나무와 ‘커머스+커뮤니티’를 지향하는 네이버가 동시에 같은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두나무는 최근 하이브와 합작으로 디지털 컬렉션 서비스 모먼티카를 런칭하기도.
[팩플] 네이버의 손자 'KREAM'이 본 커머스의 미래 | 뉴스레터 | 중앙일보
다시 크림 이야기로 돌아와서, 크림을 보면서 읽어내야 하는 트렌드는 크게 1) Z세대는 희귀한걸 좋아한다 2) 정가와 시세가 다른 이중가격이 당연시되었다, 이렇게 두가지인 것 같다. 그리고 이 시장을 잡기 위해 필요한건 ‘검수’ 시스템이고, 크림의 해자는 이 백엔드의 검수 시스템으로부터 나온다.
‘희귀함’을 만들어내는 요소로는 제품에 붙는 스토리가 가장 효과적일테고, 제품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인플루언서가 만들어내는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리고 지금도 한정판 제품은 ‘누구와의 콜라보’인 경우가 많다. 나이키 + GD 같이). 그런 측면에서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인플루언서&콘텐츠 요소들(블로그, 카페, 웹툰 등)을 커머스에 접목시켜 보는건 기 존재하는 에셋을 레버리지하는 흥미로운 시도임에 틀림 없다.
참고로 네이버는 크림 자회사 ‘팹’을 통해 중고 명품 C2C 플랫폼도 운영 중이다. 여기도 검수 시스템을 제공.
[단독]네이버, 메타버스 전략 완성..."검색창서 실컷 논다" - 조선일보
아직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네이버가 커뮤니티에 꽂힌건 확실한 것 같다.
“네이버 모든 서비스에 커뮤니티 기능을 붙일 수 있는 기술 프로그램 개발을 거의 완료했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전략은 한마디로 ‘모든 검색어의 커뮤니티화’이다. 예컨대 네이버 검색창에 ‘날씨’를 입력할 경우, 날씨 정보뿐 아니라 현재 날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현지 정보와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 또는 채팅 창이 함께 나타나는 식이다.”
“네이버 모든 서비스에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커뮤니티 모듈’이 필요하다. 이 모듈은 현재 네이버의 밴드·카페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총괄하는 ‘그룹앤’ CIC(사내 독립 기업)가 총괄해 개발하고 있다. 여기에 최수연 대표 직속으로 있는 메타버스 커뮤니티 TF(태스크포스)가 관련 업무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네이버는 포쉬마크(Poshmark)를 인수하며 C2C 커머스에 진심임을 강력하게 보여줬다. 네이버는 예전부터 각 나라별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인수&투자해오는 행보를 보였는데, 포쉬마크로 미국 진출까지 시도하는 것이다.
크림과 포쉬마크가 2차(중고) 거래 서비스라는 부분은 동일하지만, 아직 포쉬마크가 검수 시스템이 없다는 부분이 가장 큰 차이점으로 느껴진다. 장기적으로 포쉬마크를 네이버가 보유한 커뮤니티&콘텐츠 역량을 강화시켜 마치 인플루언서 위주의 당근마켓처럼 운영할지(+ 꼭 현물만 다룰 것 같지 않다), 혹은 검수까지 도입시켜서 크림처럼 미국 버전 리셀 플랫폼으로 작동시킬지 굉장히 궁금해진다. 일단 전자에 집중하다가 때가 되면 후자까지 노려볼텐데,리셀 성향이 강화되면 글로벌 리셀 크로스보더 커머스까지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된다.
[네이버 빅딜] 실리콘밸리 기업도 설득한 네이버 위상...최수연 "주가 너무 심려 말라"
“네이버가 신규 사업을 진출할 때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중요한 원칙 중 하나가 글로벌 시장에 잘 진출할 수 있을지, 네이버가 정말 잘해서 그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을지다. (미국의 경우) 검색 서비스가 없는 상태에서 네이버가 가진 자산과 이용자 혜택, 셀러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이 뭐가 있을까 했을 때 남는 게 C2C라는 판단을 했다. 해당 분야 1위 사업자를 인수해, 요원하다고 생각했던 북미 시장에 직접 들어갈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장기적 비전이라 하면 가장 강력한 C2C는 결국 전세계 있는 셀러와 바이어를 연결하는 것이다.”
“포쉬마크는 포쉬파티 등 오프라인 커뮤니티도 만들고 사용자 80%가 MZ세대라는 점에서 재밌는 일들이 많이 있을 것 같다. 네이버는 북미 MZ세대 타깃으로 웹툰 왓패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하이브와 함께하는 위버스 등 버티컬 콘텐츠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하고 있다.”
“커머스 전략 면에 있어서도 네이버가 목적지향적인 쇼핑에 가장 최적화된 플랫폼이라면, 포쉬마크는 이용자들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발견하며 커머스가 일어나는 형식이다. 어떻게 보면 네이버가 가지지 못한 포트폴리오를 포쉬마크가 채워줄 수 있다.”
“포쉬마크 같은 경우엔 커뮤니티 기반 플랫폼인만큼 상품 구매 과정에서 상품 특성 그 자체보다 판매자의 스타일 등이 구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으로 (리셀 금지 같은) 그런 움직임에 영향을 덜 받는 플랫폼으로 판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221005 - 실패하더라도 가야하는길 (Feat. Naver) - seung
포쉬마크 인수로 네이버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번 인수가 네이버가 해야만 하는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또한 네이버다운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네이버의 글로벌한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하버드 로스쿨을 나오고 법무법인 율촌에서 M&A를 담당했던 최수연이 대표로 선임된 것은 네이버가 더더욱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의 신호탄이었다.
이해진 "네이버, 제국주의 끝까지 저항한 회사로 남고파"
이해진 창업주는 예전부터 네이버의 글로벌에 진심이었다. GIO,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오피서라는 그의 직함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GIO는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오피서라는 뜻이다. 저는 회사를 하면서 직함이 여러번 바뀌었다. CEO, CSO 등. 회사가 어떤 일이 필요한데, 그 일을 할 사람이 없을 때 그 역할을 내가 했었다. 일본 사업을 할 때만 해도 제가 주력사업을 맡았었지만, 지금은 좋은 후배가 많이 나타나서 (경영에서)한 발 물러서 있다. 회사가 이제는 투자를 잘 해야 될 때가 된 것 같다. 중국과 미국이 어마어마한 자본과 조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네이버는 작은 자본이지만 어떻게 투자할지 보고 있고, 유럽에서 기회를 보는게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선은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는 미국, 중국에서 시가 총액이 1천조 되는 회사가 나오는데 제국주의 시대에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남고싶다. 저항했다가 결국은 쓰러졌다가 아니라,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였으면 좋겠다."
"우리는 아직도 옛날식 프레임에 갇혀 있다. 지금 기업 규모가 5조, 10조 되면 규제 들어가니까. 수십조 수백조 규모 되는 비상장 회사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글로벌 스케일로 보면 5조, 10조가 크다고 생각해서 규제하는게 맞는것인가 생각이 든다. 기업이 크다, 작다를 판단할 때는 글로벌 스케일로 봐야 하는데, 우리나라 안에서만 보면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해외 나가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라고 선뜻 이야기 하기가 조심스럽다. 정말 고생을 많이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분야를 갖고 내수에서만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해외에 진출해야 하긴 한다."
그리고 이미 진작에 네이버는 글로벌한 회사였다. 아래는 ‘16년 7월 라인을 상장시킨 직후 기자간담회.
"국내 사업에 대해서 저희는 꽤 오래전부터 글로벌을 얘기했습니다. 이제 라인과 함께, 라인의 성공과 함께, 정말 많은 리소스와 포커스를 해외에 맞추고 있습니다. 국내에 이미 50% 인력이 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출, 인력비중 모두 해외쪽으로 더 많이 이동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라인 뿐만 아니라 캠프모바일 스노우, 브이, 웹툰 등 차세대 라인을 꿈꾸는 해외사업쪽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그런 회사들의 지표나 숫자를 보면 잘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라인의 비결은. 여러가지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되게 열심히 절박하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웨어가 해외에서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그걸 이루기 위해서 일본에 가있는 사람들 정말 많은 고생했습니다. 뒤에 있는 사람들도. 거기있는 친구들이 열심히 하고 그 문화에 맞춘겁니다. 컬쳐화도 시켜내고 그렇게 해내서 라인이 성공한 겁니다. 가장 큰 비결은, 제 생각에 어쨋든 국내시장 너무 작기 때문에, 해외에서 만들어내야만 한단계 성장하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인터넷에 있는 큰 회사들은 미국아니면 중국회사입니다. 그외에 독자적인 자기 서비스를 가지고 생존하고 있는 회사는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그런 회사가 되고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절박함때문에 그만큼에 헌신한 거고, 그래서 이런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웹툰이라는 시장이 정말 많은 창작자들에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도전했을 때 굉장히 많은 명성과 부를 누리고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이 창작이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게 기본적으로 네이버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그래서 라인 웹툰에 굉장히 많은 투자해 왔습니다. 그런 플랫폼 모델이 결국 다음번, 다른 분야로 확산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브이도.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플랫폼입니다. 이것도 해외 나갈 준비 중이고요. 국내 창작자들이 해외 나가고, 해외에서 또 그런 시장을 얻을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조석 같은 경우 중국에서 굉장한 인기가 있습니다. 저희가 그런 면에서 조금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큰 자부심이구요. 이런 사업을 하는 큰 기쁨입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해 나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인수를 해야하는데, 브랜드가 있고 큰 좋은 회사를 인수하기 쉽지 않습니다. 너네는 뭐하냐. 딴짓하니까 그런거 아니냐 하는데. 사실 반성도 많이 하고 다잡기도 하지만 사실 좀 서운합니다. 워낙 규모 적으로 다른 면이 있어서 그렇죠. 저희도 애쓰고 있지만, 그런 면에서 힘이 들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어마어마한 블록버스터 나올 때 국내에서 왜 이런거 안 나오냐고 하면 자본이 부족하기도 하고 생존해야하는 상황에서 투자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혁신을 못해내면 전 죽게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은 국경이 없어서 도태됩니다. 저희가 현금이 부족하고 인력이 부족해서, 어떻게든 포커스를 잡아서 살아남아야만 한단계 도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거에 대한 의지는 밖에서 생각하기보다는, 안에서는 어떻냐 하면 의지보다는 절박함입니다. 생존해야한다는 것이죠."
"라인 상장은 네이버에게도 큰 변화입니다. 저도 라인이 성장하고 스스로 경영체계도 잘 돌아가니까 다음번 고민이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계속 라인에서 포커스 하는 건 동남아가 중요하지만 유럽이나 북미가 한번 도전해야하는 꿈의 시장입니다. 저희 브랜드를 달라지게 하는, 도전의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은 다시 이사회에서 논의가 돼야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건 논의를 더 해야겠지만 그렇습니다. 제가 일본 나가서 일본 사업 준비한게 10년입니다. 저는 라인의 성공이 기적적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은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하늘이 도와줘야하는 것입니다. 다시 북미나 유럽에 도전하려고 하면 시간이 앞으로 또 얼마나 걸리리지 모르지만, 누군가는 가야 후배들에게 또 의미있는 디딤돌이 될 것 아니겠습니까. 비록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말입니다."
"사실 네이버로서는 이제 또 위기고 새로운 시작인데, 저희도 저희 임원들과도 많이 얘기하는데, 다시 네이버를 사야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야하지 않을까. 글로벌 회사를 하나 키운 회사였다면, 이제 라인을 뺀 다음에 어떤걸 해야하느냐 이런 겁니다. 이건 기술투자나 새로운 자회사들을 잘 해서라인이 끝이 아니라 계속 적으로 뭔가 나오는구나 해야 하는거죠. 네이버에 투자하는 게 주주에게 이득이 되겠구나라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네이버가 해야할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중국 아니면 살아남은 데가 없습니다. 야후는 팔리지도 않아서 고생하고 있죠. 일본이든 어디든. 인터넷 기업이 미국 중국 외에는 성장 못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네이버와 라인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살아남을지는... 굉장히 버겁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회사들, 구글, 페북 등 돈도 제일 많고, 가장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있고. 돈도 많이 줄 수 있고 M&A도 많이 할 수 있는 그런 회사들을 상대해서 어떻게 혁신을 이루고 살아남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매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매년 태어나고 매년 살아남는겁니다. 이런 회사들하고 경쟁을 해야하니까요. 매 해가 고통스럽습니다. 엄살이 아니고요. 인터넷이라는 곳은 워낙 큰 상태입니다. 거리도 없고. 국내도 굉장히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유뷰트에 동영상 뺏기고 인스타그램에 사진 다 뺏기고, 페북에는 SNS 다 뺏기고. 이런 상태에서 국내에서 계속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거냐. 이런 쪽에 굉장히 고민이 많습니다. 잠 못 자고 고민을 합니다.”
"그동안 많이 못뵀고 한 것이, 은둔하거나. 숨어있는거 아닙니다. 회사에서 많이 일 했는데, 제가 이런걸 잘 못하는 성격이지만, 일본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 거기서 시간을 많이 보냈습니다. 그래서 만나서 드릴 말씀도 없었습니다. 그 다음번에 언제 나올지에 대해서, 다음번에 저는 일본이 아니라, 아까 말씀드렸듯이 더 큰 시장에서 회사가 성장을 하는데 디딤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기여하고 산업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또 모시고 재밌는 성공사례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많이 이해해주시고 성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생각 정리에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ㅎㅎ 좋은 글 감사해요 종현님 :)